무심코 다리를 꼬는 습관, 소파에 비스듬히 누워서 TV를 보는 습관, 매일 하이힐을 신는 습관 등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기 쉽지만 나쁜 습관들이 반복되면 서서히 건강이 망가집니다. 특히 이와 같은 습관들은 여성의 생식기를 감싸고 있는 골반의 균형을 깨뜨림으로써 자궁 주위 혈액 순환에 문제가 생기게 만들고 결과적으로는 자궁 기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됩니다.
골반은 우리 몸을 지탱하는 척추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척추에 문제가 생기면 골반에도 영향을 주게 되며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게다가 여성들의 경우에는 임신이나 출산을 거치면서 자궁은 물론이고 골반에도 많은 변화가 생기게 되는데, 자칫 골반이 과도하게 벌어지거나 어긋나면 산후풍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우리 몸의 중심을 잡고 있는 척추나 골반이 삐뚤어져 있다고 해도 스스로 어떤 상태인지 정확히 체크하기 어려운데, 몇 가지 증상들로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걸음걸이가 바르지 못하고 골반과 무릎에 통증이 계속되며 하체에 부종이 생기는 것 역시 골반의 균형이 잘 맞지 않아 혈액 순환에 문제가 생김으로써 발생할 수 있습니다. 치마나 바지를 입으면 허리선이 자꾸 돌아가고 신발을 새로 산 후 한쪽 굽만 유독 심하게 닳는 것도 몸이 비뚤어져 있다는 뜻입니다.
골반에 문제가 있을 때는 자궁 주위 순환에도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생리통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하루 종일 앉아서 공부하는 학생들이나 직장인들의 경우에도 골반이 비뚤어지기 쉽고 그로 인해 자궁 기능 또한 저하되면서 생리통, 생리 불순 등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 몸의 중심에 있는 골반의 균형이 흐트러져서 순환이 잘 되지 않을 경우 비만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몸 밖으로 빠져나가야 할 노폐물들이 배출되지 않아 군살이 늘어나게 됩니다. 골반이나 자궁 주위 근육의 긴장과 피로도 늘어나고 각종 여성 질환의 위험 역시 높아질 수 있지요.
따라서 여성 건강의 핵심인 자궁을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자궁을 감싸고 있는 골반 건강에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특히 자세는 하루 아침에 개선될 수 없습니다. 이미 잘못된 자세가 몸에 배어 있다면 더욱 고치기 힘듭니다. 따라서 앉아 있는 시간이 많다면 책상 위에 간단한 스트레칭 운동법 등을 붙여두고 수시로 실천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성들의 경우 남성들에 비해 근력이 약하기 때문에 근력 운동에 시간을 좀 더 투자해서 골반을 탄력 있게 받쳐주는 근육을 키우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골반에 도움이 되는 간단한 동작을 알아두고 자주 하는 것도 좋습니다. 바닥에 바른 자세로 누운 다음 허리에 양손을 대고 무릎은 세운 자세를 취한 다음 숨을 내쉬면서 허리를 천천히 위로 들어올린 후 엉덩이에 힘을 준 상태로 약 5초간 멈춥니다. 다시 허리를 천천히 아래로 내려서 약 5초간 멈추기를 반복하면 골반의 균형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의자를 활용한 간단한 동작도 있는데, 의자 앞에 서서 의자를 가볍게 잡은 상태에서 양 발뒤꿈치를 올렸다 내렸다 하는 동작을 자주 하면 골반의 탄력과 균형 유지에 도움이 됩니다.
사진 : 픽사베이
김소형
한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