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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되지 않은 ‘모성(母性)’

입력 2017-09-05 18:51:42 수정 2017-09-05 18:5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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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모성을 생득적으로 얻어지는 것이라고 강요하는걸까. 엄마에게 유독 강요되는 모성이 오늘날 엄마들을 죄책감이라는 사슬로 옭아맨다. 시간이 흐르고 아이와의 관계가 생기면서 모성 역시 자라나고 커질 것이다. 따라서 스스로를 질책하기 보다 모성이 점차 깊어질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

2011년에 개봉한 린 램지 감독의 <케빈에 대하여>는 당연한 듯 여기는 모성이 당연하지 않을 수 있음을 여실히 드러내며 많은 관객에게 지지와 공감을 얻었던 작품이다. 자유로운 삶은 살던 주인공 에바(틸다 스윈튼)는 예상치 못한 임신과 출산으로 커다란 삶의 변화를 맞이한다.
갑작스러운 삶의 변화가 버거운 에바. 성공적인 자신의 삶을 내려놓고 아들 케빈을 바라보고 있는 에바의 마음에 아들에 대한 사랑보다는 원망과 미움이 앞선다. 그도 그럴 것이 아들 케빈은 자신의 앞길을 가로막는 ‘거침돌’로 여기어졌을 터. 보편적으로 떠올리는 ‘엄마’에 대한 자화상과 상반되는 에바의 모습에서 ‘모성’에 대한 원초적이고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모성’의 당연하지 않음. 누구나 준비된 것은 아니다.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본능적인 사랑으로 정의되어 있는 ‘모성애(母性愛)’. 모성이란 여성에게 본질적으로 부여받는 것일까? 상당수 여성이 엄마가 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지만 금기되는 감정마냥 숨긴다. ‘엄마가 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담고 싶었다’는 린 램지 감독은 영화 속, 에바와 ‘모성’의 당연하지 않음 대해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갓 태어난 아기를 처음 마주한 순간 기쁨과 환희에 찬 얼굴대신 복잡한 표정으로 행복해하는 남편 옆에 멍하니 앉아있던 에바. 아이가 태어난 기쁨과 가슴 벅찬 감동을 느끼지 못하는 그녀에게 아이의 우는 소리는 공사판 울려 퍼지는 소리보다 견디기 힘든 소리였을 것이다. 애초에 엄마가 되고 싶지 않았던 그녀에게 모성이란 모순적인 단어였다. 그녀에게 필요했던 것은 아이를 받아 드릴 수 있는 시간이었다.

비단, 영화 속 이야기만은 아니다. 처음부터 아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된 이도 있겠지만 때에 따라서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따라서 지금 당장 아이를 향한 마음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해서 스스로를 자책하거나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모성은 생득적인 것이 아닌 후천적으로 가꿔 나가야 할 것이다. 아이를 양육하는 과정 속에서 아이에 대한 마음이 커질 것.

※ 위 기사는 <매거진 키즈맘> 9~10월호에 게재되었으며 자세한 내용은 매거진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진 : 셔터스톡

오유정 키즈맘 기자 imou@kizmom.com
입력 2017-09-05 18:51:42 수정 2017-09-05 18:5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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