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서울장애인부모연대 페이스북>
가공의 희망이었다. 학교로 예정되었던 부지에 한방병원이 논의가 거론되기 시작한 것은 2015년 말. 동네에 한방병원 설립예정이라는 소문이 주민들 사이에 퍼진 이후 특수학교 설립에 대한 교육청의 행정예고에도 불구하고 부지 활용에 대한 논란이 점점 불거지고 있다.
강서구 지역구인 김성태 의원이 지난해 4월 총선에서 한방병원 유치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것도 문제였다.시교육청은 2013년부터 추진해 오던 특수학교 설립에 박차를 가하면서 난항은 더욱 심각해졌다. 강서구의 옛 공진초 부지의 이야기다.
저희 딸과 저는 어떻게 할까요?
“그럼 어떻게 할까요? 장애인인 저희 딸과 저는 어떻게 할까요? 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강서구에서 구로구까지 두 시간이 소요되는 통학을 매일 같이 반복해야하는데... 장애 아이들도 교육받을 권리가 있지 않습니까? 여러분 학교는 절대 포기할 수 없습니다.”
지난 주 서울 강서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특수학교 설립에 대해 열린 주민토론회에서 서울장애인부모연대 이은자부대표가 기초 발언에서 떨리는 목소리로 마이크를 잡았다. 특수학교라는 이유만으로 설립을 반대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냐는 울먹이는 질문에 특수학교 설립 반대 측 좌석에서 고성이 쏟아졌다.
“당신이 알아서 해!”
<사진: 서울장애인부모연대 페이스북>
강서 르네상스 공약이 불러온 갈등
고성이 난무하는 가운데 제대로 토론이 이루어지지 않자 장애아동의 학부모들이 주민들을 향해 무릎을 꿇기에 이르렀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방 병원 유치를 기대했던 주민들의 반발도 거셌다. 현재 특수학교 갈등의 원인으로 꼽히는 김성태 의원의 일명 ‘강서 르네상스 공약’은 무엇이었을까?
2013년에 1차, 2015년에 2차 행정예고로 옛 공진초등학교 자리에 특수학교를 설립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서울시 교육청. 그리고 교육청의 예고에도 불구하고 국립 한방병원 개원을 주장해온 김성태 의원.
김의원은 서울시 교육청과 사전 논의 없이 2015년 주민설명회까지 열어 사실상 한방병원 걸립을 공론화했고, 반년 뒤 가양 2동에 국립한방의료원 건립을 자신의 17번째 공약에 포함시켰다.여기서부터 가공의 희망이 자라나기 시작했다.
특수학교 반대주민 '비상’대책위?
특수학교 반대주민비상대책위'라는 단어는 특수학교 설립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반대 측 주장의 허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교육 대상자에 비례해 학교를 설치하는 관례가 장애학생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것. 강서구에 장애인수가 가장 많기 때문에 추가로 설립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학교 설립을 위한 토론회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만큼 갈등은 깊다.
“현재 특수학교 설립 논란이 있는 옛 공진초 부지는 교육청 소유다. 교육청 부지에 한방병원을 짓겠다는 것은 총선과정에서 김성태의원이 주장한 헛공약이다. 공진초 부지에 한방병원은 절대 지을 수 없고, 강서 특수학교를 취소할 계획도 없다.”
토론회 현장에서 밝힌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발언에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사실 현재 폐교된 채 버려진 공진초는 아픈 사연을 가진 곳이다. 시골도 아닌 서울 도심 속에서 학생수가 모자라 폐교를 선택했던 옛 공진초. 과거 영구임대단지와 신축분양아파트 사이에 분할되고 외면당하다 결국 폐교하기 이른 것.
타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영구임대단지와 신축분양아파트 간의 교육 갈등이 폐교의 원인 중 하나로 떠올랐다. 이렇게 학생과 분리된 공진초가 2017년 새로운 갈등을 맞은 것. 특수학교에 대한 혐오와 김성태 의원의 한방병원 총선 공약이 장애 학생들의 배울 권리를 가로막고 있다.
지난 5월 BBC에 소개된 영국 버밍엄의 한 초등학교에는 왼쪽 다리를 잃은 학생이 새로운 의족을 하고 등교하는 모습이 등장했다. 오히려 소녀의 새로운 분홍색 의족을 보며 친구들이 다가와 껴안고 함께 어울려 놀았다.
그럼 저희 딸과 저는 어떻게 할까요? 라는 장애아동 학부모의 아픈 질문에 대한 답은 바로 여기에 있다. 우정과 배려가 편견을 이기는 사회. 그 해답은 이렇게 어른이 아니라 아이들이 제시하고 있다.
김소연 키즈맘 기자 ksy@kizmom.com
가공의 희망이었다. 학교로 예정되었던 부지에 한방병원이 논의가 거론되기 시작한 것은 2015년 말. 동네에 한방병원 설립예정이라는 소문이 주민들 사이에 퍼진 이후 특수학교 설립에 대한 교육청의 행정예고에도 불구하고 부지 활용에 대한 논란이 점점 불거지고 있다.
강서구 지역구인 김성태 의원이 지난해 4월 총선에서 한방병원 유치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것도 문제였다.시교육청은 2013년부터 추진해 오던 특수학교 설립에 박차를 가하면서 난항은 더욱 심각해졌다. 강서구의 옛 공진초 부지의 이야기다.
저희 딸과 저는 어떻게 할까요?
“그럼 어떻게 할까요? 장애인인 저희 딸과 저는 어떻게 할까요? 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강서구에서 구로구까지 두 시간이 소요되는 통학을 매일 같이 반복해야하는데... 장애 아이들도 교육받을 권리가 있지 않습니까? 여러분 학교는 절대 포기할 수 없습니다.”
지난 주 서울 강서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특수학교 설립에 대해 열린 주민토론회에서 서울장애인부모연대 이은자부대표가 기초 발언에서 떨리는 목소리로 마이크를 잡았다. 특수학교라는 이유만으로 설립을 반대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냐는 울먹이는 질문에 특수학교 설립 반대 측 좌석에서 고성이 쏟아졌다.
“당신이 알아서 해!”
<사진: 서울장애인부모연대 페이스북>
강서 르네상스 공약이 불러온 갈등
고성이 난무하는 가운데 제대로 토론이 이루어지지 않자 장애아동의 학부모들이 주민들을 향해 무릎을 꿇기에 이르렀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방 병원 유치를 기대했던 주민들의 반발도 거셌다. 현재 특수학교 갈등의 원인으로 꼽히는 김성태 의원의 일명 ‘강서 르네상스 공약’은 무엇이었을까?
2013년에 1차, 2015년에 2차 행정예고로 옛 공진초등학교 자리에 특수학교를 설립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서울시 교육청. 그리고 교육청의 예고에도 불구하고 국립 한방병원 개원을 주장해온 김성태 의원.
김의원은 서울시 교육청과 사전 논의 없이 2015년 주민설명회까지 열어 사실상 한방병원 걸립을 공론화했고, 반년 뒤 가양 2동에 국립한방의료원 건립을 자신의 17번째 공약에 포함시켰다.여기서부터 가공의 희망이 자라나기 시작했다.
특수학교 반대주민 '비상’대책위?
특수학교 반대주민비상대책위'라는 단어는 특수학교 설립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반대 측 주장의 허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교육 대상자에 비례해 학교를 설치하는 관례가 장애학생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것. 강서구에 장애인수가 가장 많기 때문에 추가로 설립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학교 설립을 위한 토론회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만큼 갈등은 깊다.
“현재 특수학교 설립 논란이 있는 옛 공진초 부지는 교육청 소유다. 교육청 부지에 한방병원을 짓겠다는 것은 총선과정에서 김성태의원이 주장한 헛공약이다. 공진초 부지에 한방병원은 절대 지을 수 없고, 강서 특수학교를 취소할 계획도 없다.”
토론회 현장에서 밝힌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발언에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사실 현재 폐교된 채 버려진 공진초는 아픈 사연을 가진 곳이다. 시골도 아닌 서울 도심 속에서 학생수가 모자라 폐교를 선택했던 옛 공진초. 과거 영구임대단지와 신축분양아파트 사이에 분할되고 외면당하다 결국 폐교하기 이른 것.
타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영구임대단지와 신축분양아파트 간의 교육 갈등이 폐교의 원인 중 하나로 떠올랐다. 이렇게 학생과 분리된 공진초가 2017년 새로운 갈등을 맞은 것. 특수학교에 대한 혐오와 김성태 의원의 한방병원 총선 공약이 장애 학생들의 배울 권리를 가로막고 있다.
지난 5월 BBC에 소개된 영국 버밍엄의 한 초등학교에는 왼쪽 다리를 잃은 학생이 새로운 의족을 하고 등교하는 모습이 등장했다. 오히려 소녀의 새로운 분홍색 의족을 보며 친구들이 다가와 껴안고 함께 어울려 놀았다.
그럼 저희 딸과 저는 어떻게 할까요? 라는 장애아동 학부모의 아픈 질문에 대한 답은 바로 여기에 있다. 우정과 배려가 편견을 이기는 사회. 그 해답은 이렇게 어른이 아니라 아이들이 제시하고 있다.
김소연 키즈맘 기자 ksy@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