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우리 아이, 겉모습만큼이나 속마음도 변해가는 것이 당연하다. 부모만큼 분주한 일상을 살아가는 아이들에게도 자유시간은 꼭 필요하다. 하지만 최근 유치원시기부터 시작되는 과도한 학원 스케줄 때문에 쉬는 시간도 없이 일상을 보내는 아이들이 많아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또한 막상 자유시간이 주어진다고 해도 스마트폰 게임이나 TV시청으로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 무엇이 아이들의 시간 속에서 아이다움을 앗아갔을까?
제대로 놀 줄 아는 아이가 제대로 공부할 줄 안다는 말은 현실 속에서는 불가능한 일일까. 우리 아이들이 빼앗긴 진짜 자유시간, 진정으로 아이들이 원하는 것들을 들어봤다.
8시부터 시작되는 하루 일상, 일반 회사원과 비슷해
오전 8시 올해 1학년이 되는 박모 어린이는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 일찍 등굣길에 오른다. 맞벌이를 하는 부모의 출근 시간에 맞춰 등교해야하기 때문에 아침을 먹는 둥 마는 둥 학교로 향하는 8살 아이의 어깨엔 학교 가방 외에도 오후에 이어지는 학원 가방이 두 개나 더 매달려 있다.
정신없이 학교 수업을 마치고 나면 진짜 스케줄이 시작된다. 영어 그룹 과외로 시작해 독서 논술 수업과 수학 학원까지 들러야 하루 일과가 마감된다. 학원과 학원 간의 이동은 학원에서 제공하는 셔틀버스로 하기 때문에 평일에 친구와 만나 뛰어 논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
간혹 짬이 나서 동네 놀이터에 나가봐도 친구가 없기 때문에 재미가 없다는 것이 박양의 이야기다. 친구와 약속을 하지 않으면 놀 수 없기 때문에 엄마들한테 부탁해서 주말에 따로 만나서 놀아야한다며 아쉬워하는 모습이 영락없이 놀기 좋아하는 아이의 모습이다.
아이들이 자유 시간에 하고 싶은 것
그렇다면 아이들이 자유 시간이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 한 조사에 따르면 부모님과의 여행을 하고 싶다는 답변이 22%가 넘어 자유 시간에 하고 싶은 일 1위로 나타났다. 그 다음은 예상했듯이 친구들과 만나 놀거나 컴퓨터 게임하고 싶다는 답변이 2위와 3위를 이었다.
아이들의 답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늦잠을 자고 싶다는 답변이 10%에 이르러 어른들은 물론 아이들도 수면 부족에 시달리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가족이 함께 만드는 시간이 최고의 행복
이러한 조사 결과가 보여주는 아이들의 마음 속 진실은 의외로 간단하면서도 서글픈 것이 사실이다. 아무리 친구를 좋아하는 아이들이지만 부모와의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가족 여행을 가장 좋아한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자유라는 단어는 듣기만 해도 누구에게나 해방감과 행복을 안겨다주는 단어이지만 아이들의 자유 속에는 건강한 가족의 모습이 가장 우선시 되고 있다는 점을 부모들이 잊지 말아야한다는 것이다.
아이에게 좋은 부모가 되고 싶다면 먼저 아이에게 자유 시간을 충분히 허락해야한다. 그리고 그 시간의 중심에 함께 하는 추억을 만들어간다면 아이의 유년시절은 비교적 아름답게 채색될 것이다.
김소연 키즈맘 기자 ksy@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