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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공개] 임신부의 날 수기 공모전 ③ 난 4명을 원한다고!-안현준

입력 2017-11-23 16:41:50 수정 2017-11-23 17: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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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즈맘이 2017 임산부의 날을 맞이해 독자들에게 임신부 수기를 공모했다. 소중한 생명을 얻는 과정에서 울고 웃었던 진솔한 이야기들이 접수되었고 그중 수상작 5명의 작품을 본지에 소개한다.<편집자주>

① 행복한 아빠- 김종헌
② 마흔 하나 엄마, 셋째 낳다-김현정
③ 난 4명을 원한다고!-안현준
④ 나의 행복 출산기-임순애
⑤ 당신은 나의 서포터즈-최주희



난 4명을 원한다고!(안현준)
저출산율로 인해 국가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많은 이들이 걱정한다. 가임 여성이 평생 출산하는 평균 아이 수가 1명이 채 되지 않는다는 통계도 그 걱정에 한 몫을 더했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 이유는 젊은 세대일수록 결혼에 대한 회의감과 출산 기피가 심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난 올해 나이 만 33세, 아직은 청춘에 속하는 젊은 아빠다. 하지만 대부분의 젊은 사람이 갖는 출산 기피 현상은 나와 어울리지 않는다. 나의 아내도 나로 인해 출산과 자녀에 대한 인식이 많이 변했다.

나는 지금의 아내와 3년의 연애 끝에 2013년 11월 결혼했다. 성공하기 어렵다는 소개팅으로 만나 달콤한 연애를 잘 마무리하고 제2의 인생을 설계하기 시작한 것이다. 나는 아내를 만나기 전 혼자일 때부터 자녀에 대한 욕심이 많았다. ‘결혼하면 자녀는 최소 4명은 낳고 살아야지, 1명은 아이에게 미안하고, 2명은 성별이 다를 경우 서로 의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고, 3명은 외톨이가 되는 성별이 존재할 수 있으니까 적어도 4명은 낳아야겠다’라며 4명을 낳고 싶은 이유를 곱씹었다.

이건 연애할 때도 아내에게 늘 하던 말이다. 그럴 때마다 아내는 내가 장난으로 말한 줄 알고 대수롭지 않게 웃으며 넘겼다. 그리고 본인은 2명 이상 낳지 않겠다고 나의 목표에 찬물을 끼얹었다. 2명 이상을 키우는데 드는 경제적인 부담과 학교에서의 경력 단절,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못하게 되는 상실감 등이 아내에게는 중요한 문제였다.

그렇게 자녀수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조율하지 못한 상태로 혼인한 우리의 곁에 이듬해인 2014년 첫 딸아이가 찾아왔다. 제주도 올레길을 여행하고 돌아온 뒤 임신 사실을 알게 되었기에 태명은 '올레'였다. 태명의 힘이 통했는지 첫째 딸아이는 올레길이 가지고 있는 풍요로움과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머금고 2015년 겨울에 태어났다. 몸무게도 여자아이 평균보다 많이 나갔고 이목구비도 뚜렷한 천사 같은 공주였다. 나는 아내의 출산과 동시에 딸 바보가 되었으며 아내가 힘들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신생아 육아에 참여했다. 그래서 아내는 첫째 출산 이후 기억이 너무나 행복했다고 한다.

출산 후 2년 가까이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을 잘 참아가며 딸아이 육아에 온몸과 정신을 희생하는 아내의 모습은 나의 생활에도 변화를 줬다. 나는 밖에서 최대한 돈을 쓰지 않기 위해 텀블러를 가지고 다녔고, 학교에서 초과 근무할 경우를 대비해 집에서 도시락을 싸서 다니는 등 돈을 절약하기 위한 나만의 방법을 만들어 실천했다. 그런 나의 노력과 육아에 성실히 참여하는 모습에 감동한 아내는 나보다 더 적극적으로 '둘째는 언제 가질까?', '나 둘째가지고 싶어!'라며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자식 욕심을 더 내기 시작했다.

나는 너무나 좋았다. 내가 꿈꾸던 4명의 자녀(딸 2, 아들 2)를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첫째 임신 중 공부했던 책을 다시 펼치고 초심으로 돌아가 임신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복습하기 시작했다.

아내와 나의 적극적인 자식 욕심은 결국 올해 8월 둘째 임신 소식을 접한 것으로 결실을 보게 됐다. 첫째와는 다른 새로운 느낌을 주는 둘째 ‘꿈이’를 임신한 아내는 현재 고등학교에 복직해서 아이들을 열심히 가르치고 있다.

임신했으니 휴직을 연장하라고 말한 나의 말에 ‘오빠 혼자서 벌면 딸아이 크기 전에 더 넓은 집으로 이사 가는 것이 늦어지게 되고, 우리 아이들 좋은 옷과 맛있는 음식을 마음 편히 사줄 수 없잖아, 그리고 임신 초기가 잘 끝나면 일하면서 지내는 것이 오히려 나와 꿈이의 건강에도 더 좋을 거야!, 걱정하지 않아도 돼 오빠’ 하며 오히려 나의 마음을 안심시킨다.

나는 생각했다. '저렇게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아내를 봐서라도 육아에 더 많이 참여해야겠다. 그리고 임신 중 아내 얼굴에서 웃음꽃이 떠나지 않도록 사랑으로 감싸주어야겠다고…'

아기가 놀라지 않게 아내에게 조심스럽게 소리쳐본다.

"은영아, 우리 꿈이 낳으면 딱 두 명만 더 낳자!!!"

키즈맘 생각
키즈맘x임산부의 날 수기 공모전을 진행하면서 두드러졌던 특징 중 하나가 유독 ‘아빠 응모자’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임신을 경험한 당사자가 아니라 생각보다 참여가 저조할 줄 알았던 아빠들의 반전이 이어지면서 공공의 적(?)이 될 투고자들이 걱정됐다. 하지만 멋진 남편,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자극받을 많은 예비 아빠들을 위해 기꺼이 수기 공개를 허락해 준 당선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 이번 원고는 ‘자녀 넷’이라는 염원을 달성하기 위해 매일 사랑이 쑥쑥 자라는 한 아빠의 본인 이야기다.

김경림 키즈맘 기자 limkim@kizmom.com
입력 2017-11-23 16:41:50 수정 2017-11-23 17: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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