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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즈맘 인터뷰] 실수해도 괜찮아, 따뜻한 위로 『선』

입력 2017-12-05 07:37:00 수정 2017-12-05 07: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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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로 몸이 움츠러드는 겨울이다. 하지만 곧 열릴 세계인들의 축제 ‘평창올림픽’을 생각하니 추위도 반갑다. 올림픽을 준비하는 선수들의 노력을 보며 우리는 감동과 용기를 얻는다. 최근 출간된 그림책 『선』(비룡소) 또한 그런 울림이 있는 책이다. 그림만으로 우리를 상상의 세계로 빠트리는 매력적인 그림책이자 실패를 디딤돌 삼을 수 있게 용기를 주는 책 『선』을 통해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그림책 작가 이수지와의 인터뷰를 했다.



신간 그림책 『선』 에 대한 소개해달라
『선』 은 스케이트를 타는 소녀와 그림을 그리는 것이 중첩되는 이야기다. 스케이트 선수가 완벽한 공연을 보여주기 위해 자주 넘어지고 실수를 맛보듯 예술가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실수가 실패로 끝나지 않기 위해, 그들은 재빨리 일어선다.
넘어졌을 때 누군가 내밀어준 손은 큰 힘이 되듯 그림책 속 스케이트를 타는 소녀의 앞에 ‘아이들’이 다가와 손을 내밀자 이야기가 이어지는 것처럼 삶에 우연이 끼어듦으로 그림이 만들어지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완벽한 것은 없으며 그림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첫장에 쓴 "어린 화가들에게 바친다"의 '어린 화가들' 이란
어린 화가는 어린이 화가만 가리키지는 않는다. 처음 그림을 시작하려는 사람은 모두 ‘어린 화가’인 셈이다. 시행착오를 겪는 것이 두려워 그림에 도전하지 못하고 머뭇거릴 모든 이들에게 그림이라는 것이 얼마나 재밌고 만만한 일인지를 알려주고 싶었다.

『선』에 주인공 소녀를 보니 김연아 선수가 떠오른다
이번 책에 김연아 선수가 큰 역할을 했다. 그녀의 경기를 보면 감정이입이 되고 정신없이 빠져들게 하는 유일한 선수다. 공연을 보면 김연아 선수 특유의 우아함이 담긴 선이 느껴진다. 이번 『선』작업 중에도 김연아 선수의 영상을 여러 번 보고 자세들을 따라 그렸다. 주인공 소녀에 그대로 적용한 것은 아니지만 피겨스케이트만이 줄 수 있는 아슬아슬한 균형감을 배울 수 있었다.



『선』은 6개국 출간이다.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데 각국의 문화 차이로 고심한 적
『선』은 미국에서 첫 발간 됐다. 소녀와 아이들이 함께 나오는 장면의 경우, 처음에는 아이들의 모자와 옷만 색칠했다. 추상적인 개념으로서의 ‘아이들’이라 피부색은 큰 요소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들’이 다양성과 우연을 뜻한다고 하니 미국 출판사에서 '다양성'을 직접 보여달라 요청했다. 그래서 아이들의 얼굴에 색을 칠하게 됐다. 아무래도 미국은 인종이 다양해서 그런지 백인 중심의 이야기가 되지 않도록 신경을 많이 쓴다. 이번 기회를 통해 인종 문제에 대한 생각을 한 번 더 해보게 됐다.

기억에 남는 해외독자는
놀랄 정도로 해외독자들과 한국독자들의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내 책에는 한국적인 색채가 도드라지지 않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그래서인지 재밌게도 그림책 속 캐릭터들을 한국에선 한국인 미국에선 미국인으로 여겨진다.
주인공의 인종은 사실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저 ‘아이’로 받아들여진다. 다만 이탈리아나 남미 등 따뜻한 곳에 사시는 분들이 유독 제 그림책을 좋아한다. 그들이 열렬히 환영해주고 스스럼없이 다가와 껴안기도 하는 것이 기억에 남는다.



책이란 매체를 굉장히 잘 활용하는 작가로 유명한데 이번 『선』의 특징은?
그림책 자체가 페이지가 몇 안 되기에 허튼 페이지가 없어야 한다. 그래서 표지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번 『선』도 스케이트를 타는 소녀와 그림을 그리는 2개의 이야기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표지에 두 가지의 다른 질감을 표현했다. 그리고 책장을 넘겼을 때 최대한 스케치북 같은 느낌을 주길 원해 책의 판형에도 신경을 썼다. 책의 첫 장은 지나치기 마련인데 그래서 더 좋아한다. 책은 읽으면서 계속 감각의 재확인을 거치게 된다. 그래서 독자들이 내 책을 만지고 감촉을 느끼는 것을 볼 때 즐겁다.

앞으로의 목표
1년에 그림책 두 권씩, 적어도 한 권은 꼭 내고 싶다. 독자 앞에 선보일 수 있고 스스로 만족할만한 책이 되려면 끝없이 고민해야겠지만 한 번 일을 놓게 되면 마음에 커다란 구멍이 생기게 될 것 같다. 앞으로 하고 싶었던 주제와 그때그때 관심사들을 잘 정리해 독자들을 계속 만나고 싶다.
장소협찬: 한옥카페 '하우'

송새봄 키즈맘 기자 newspring@kizmom.com
입력 2017-12-05 07:37:00 수정 2017-12-05 07:37:00

#이수지 , #그림책작가 , #선 , #피겨스케이트 , #김연아 , #비룡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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