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야, 호?" "차란차라란 달달콤콤이!" "샤샤 이키"
무슨 말일까? 못 알아듣겠다. 분명 한글인데 이건 ‘나랏말싸미 듕궉에 달아’보다 더 모르겠다. 곤충의 언어라고? 이런 게 바로 외계어. 영어, 중국어도 아니고 더 이상 볼 필요 없어.
하지만 아이들은 눈을 초롱초롱 빛낸다. 알고 보니 곤충이 사람처럼 대화를 주고 받는다는 환상적인 이야기를 들으니 그 언어를 꼭 알아야겠다는 의지에 불타오른다. 한글도 다 떼지 못했지만 곤충의 언어는 한글보다 더 열심히 배워 놀이터 개미와 말해보겠다 다짐한다. 실은 화학물질로 의사소통을 한다는 현실적인 내용은 잠시 미뤄두고 동심을 만끽하며 곤충의 말 배우기에 함께한다면 그것이 '눈높이 교육'이다.
'홀라홀라 추추추'는 독특한 책 제목처럼 구성도 범상치 않다. '곤충어 사전'이 수록된 미니북구성부터 그렇다. 페이지마다 그림과 비어 있는 밑줄이 있어 아이를 동화 작가로 만들어준다. 작가가 의도하는 '훌라훌라 추추추'는 이미 있지만 아이가 해석하는 '훌라훌라 추추추'는 무엇일지 상상력을 이끌어내는 도구가 이 소책자다.
본책에는 자주 봤던 곤충들이 등장한다. 곤충어 사전 없이는 하는 말을 정확히 이해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머리가 아프지 않은 이유는 이야기를 그림만으로도 충분히 설명할 수 있어서다. 떡잎이 나오고 잎사귀를 뻗어내고 마지막으로 꽃이 피는 일련의 과정에서 밤과 낮이 반복되고 다양한 곤충 친구들이 등장한다. 정원사라는 멋진 직업이 있는 작가의 창의력이 듬뿍 들었다.
작가는 별책(미니북)에서 "곤충 언어를 해석할 수 있는 힌트를 마련했지만 그것이 책을 읽는 유일한 방법이 되기를 원하지는 않는다. 이미지를 자세히 관찰하면서 자신만의 해석으로 읽는 즐거움을 만끽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 편의 이야기지만 부모가 아이를 통해 더 멋진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기대를 하게 한다.
미국에서 저명한 2017 칼데콧 아너상 수상작이다.
POINT
'여백의 미'가 돋보이는 그림책이다. 이 여백에 아이의 상상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빈 공간에 아이가 생각하는 벅스라이프를 그리게 하고 말풍선을 만들어 대화문과 지시문도 넣는다. 이때 문자는 아이가 개발한 곤충 언어를 사용한다. 버거워하는 느낌이 든다면 작가가 준비한 곤충어 사전을 참고하도록 한다. 아이가 그림을 그리며 연결되는 페이지를 다 사용할 수 있도록 격려한다. 큰 스케치북을 채우는 것에 부담을 갖는 아이도 이 책에 미리 그려진 그림에 용기를 얻어 커다란 그림을 그릴 수 있다.
또한 평소에 촬영한 폴라로이드 사진이 있다면 여기에 붙이고 꾸며 포토북을 만들 수도 있다. 아이만의 사진첩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글씨는 아는 연령대라면 짧은 그림일기를 쓰게 해서 어렸을 때부터 문장과 친숙해 지는 습관을 들이는데도 효과적이다.
도서 : 홀라홀라 추추추 / 글·그림 카슨 엘리스 / 옮김 김지은 / 웅진주니어
김경림 키즈맘 기자 lim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