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인다"
언제 하는 말이지? 맞아, 숨바꼭질을 할 때 이 말을 꼭 하자. 머리카락 한 올도 보이지 않게 꽁꽁 싸매고 숨어야 술래에게 잡히지 않는 놀이야. 그런데 이 숨바꼭질을 더 재미있게 할 방법이 있더라고. 그게 뭘까?
아이가 인지한 사물이 사라지더라도 그것이 내 눈에만 보이지 않을 뿐 계속해서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능력을 대상 영속성이라고 한다. 피아제의 인지 발달 이론에 따르면 대상 영속성은 6단계를 거쳐 발달한다. 그는 아이가 보통 생후 4개월부터 불완전하기는 해도 대상 영속성을 인지하기 시작했다는 최초의 신호를 보낸다고 말했다.
이 시기부터 인지력이 발달하며 이를 활용한 숨바꼭질에 아이들은 자지러지게 웃는다. 부모가 술래가 돼 눈을 감고 아이가 숨기를 기다리는 동안 아이는 자신이 부모에게 들키지 않고 안전하게 숨어 있을 곳을 찾는다. 그리고 부모가 자신을 찾아내기를 기다리는 동안 자신을 찾기를 바라는 마음과 찾지 못하기를 바라는 마음 사이에서 불안과 설렘을 동시에 느낀다. 마침내 부모가 자신을 찾아냈을 때, 아이는 안도하며 활짝 웃고는 부모에게 안긴다.
'토마스는 어디에 있을까?'는 숨바꼭질하는 아이에서 한 차원 더 나아가 숨어 있는 동안 상상의 나래를 펴는 토마스의 모습을 표현한다. 엄마가 토마스를 찾는 그 순간, 토마스는 공룡이 포효하는 화산과 분홍색 유니콘을 만나고 우주에 들렀다가 거대한 새에 올라타 열대 섬을 향해 간다. 이곳저곳 바쁘게 돌아다니는 토마스를 위해 엄마는 갓 구운 초콜릿 케이크를 들고 토마스와 상상 여행길에 오른다.
아이 혼자 하는 상상이 아닌 엄마도 아이가 만든 세상에 함께 하는 결말로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놀아주는 부모의 모습을 표현했다. 또한 잘 알려진 놀이를 변형에 상상력을 극대화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아이의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부모에게 상기시키는 역할도 하고 있는 책이다.
아이와 놀아 줘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귀찮다는 이유로 숨바꼭질을 선택해 숫자를 100까지 세면서 시간을 때우는 부모에게 숨바꼭질이라는 놀이의 효과와 중요성도 알려주고 있다.
지난해 남미 꾸아트로 가토스 재단이 수여하는 '올해의 그림책 상'을 받았으며 2016년에는 IBBY CHILE(International Board on Books for Young people)가 주관하는 MEDAL COLIBRI 그림책 부문을 수상했다.
POINT
아이와 숨바꼭질을 한다. 날씨가 추우니 집 안에서 하는 게 좋다. 층간소음이 우려된다면 아이에게 이웃에 피해를 주면 안 된다고 말하고 새처럼 까치발로 살금살금 다녀야 한다는 규칙을 추가한다.
놀이를 시작하기 전에 아이에게 숨은 장소를 새로운 곳으로 인식해보라는 과제를 준다. 이를테면 옷장 안에 숨었을 경우 장난감이 가득한 섬으로 향하는 배의 선실 안이라는 상상을 해보자고 제안하는 것이다. 놀이가 끝난 후 아이가 어떤 상상을 했는지 들어보고 기발한 생각에 칭찬을 해준다.
도서 : 토마스는 어디에 있을까? / 글 미카엘라 치리프 그림 라이레 살라베리아 / 옮김 엄혜숙 / 모래알(키다리)
김경림 키즈맘 기자 lim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