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는 물론 모든 어른의 말에 개의치 않으며 자신의 주장을 고집하는 시기의 아이는 부모에게 난감한 과제다. 본인의 주관이 형성되면 그대로 밀고 나가려는 경향이 강해 여간해서는 부모 말을 듣지 않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타일러 보지만 마치 부모를 약 올리려는 것처럼 보이는 아이의 행동 앞에서는 '폭발'하려는 마음을 억누르기가 쉽지 않다.
이럴 때는 슬쩍 책 한 권을 무릎에 놓아주면서 혼자 책 읽을 시간을 주면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올바르게 유도할 수 있다.
'맨홀에 빠진 딴청이'는 부모 말을 한창 안 듣던 딴청이가 맨홀에 빠져 고난을 겪으며 깨달음을 얻는 이야기다. 가족들이 말을 하면 못 들은 척하고 딴짓을 해서 이름도 '딴청이'다. 배려심도 없어 앞을 볼 수 없는 행인이 전봇대에 부딪치자 비웃기 바쁘다.
그래서 딴청이는 벌로 맨홀에 빠진다. 무서운 그곳에서 탈출하기 위해 크게 소리를 질러 보지만 소용이 없다. 다행히 딴청이는 조력자를 만난다. 등불 역할을 하는 고양이, 길라잡이 역할을 하는 거미가 딴청이의 맨홀 탈출을 돕는다. 마지막으로 지렁이를 만난 딴청이는 잘못이 컸던 자신의 지난날을 후회하고 반성한다. 그 순간 딴청이를 도운 사람은 아침에 만났던 앞을 못 보는 행인이었다. 이후 딴청이는 부모가 하는 말에 꼬박꼬박 대답하며 다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이기 시작했다. 행동 교정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교훈적인 이야기다. 특별한 반전은 없지만 아이가 자신의 행동을 뒤돌아보고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는 줄거리다. 입은 하나지만 귀는 두 개인 이유를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POINT
아이가 하루만 마스크를 착용한 채 말을 안 하고 지내보게 한다. 답답해할 것이다. 이는 아이가 말하기보다 듣기를 더 많이 하기를 바란다는 의미를 간접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이다. 처음에는 마스크 벗기만을 기다리다가 익숙해지면 점차 청각과 시각에 집중할 것이다.
활동이 끝난 후 아이에게 기분이 어땠는지 물어본다. 체벌로서의 침묵은 아이에게 고통이지만 경험으로서의 침묵은 아이에게 교훈을 준다. 다만, 어렸을 때부터 자신을 표현하지 않는 것은
도서 : 맨홀에 빠진 딴청이 / 글·그림 보르미 / 노란돼지
김경림 키즈맘 기자 lim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