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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로 엄마·아이 행복 실현하는 '자란다' 장서정 대표 인터뷰

입력 2018-02-26 14:49:19 수정 2018-02-26 14:5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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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절대로 데이터를 내다 버리지 않는다"고 말한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 불확실이 난무하는 기업 경영에서 자신 있게 '절대로'라는 어휘를 선택한 이유는 그만큼 데이터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데이터를 활용해 정교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면 그야말로 '안 사고는 못 배기는' 매력적인 제품 혹은 서비스를 기획할 수 있다. 특히 내 모든 것을 투자하는 자녀와 관련됐다면 더욱 그렇다. 데이터로 유·아동 업계에서 차별화를 선보이며 사업 확장까지 해내 엄마 창업에 성공한 자란다 장서정 대표를 만났다.

자란다 장서정 대표는 데이터의 가치를 아는 CEO다. 그는 지금 데이터로 교육의 질을 높이는데 골몰하고 있다. "유·아동 업계에서는 데이터로 지원자의 성향을 세밀하게 분석해 매칭하는 시스템을 아직 찾아보기 어려워요. 자란다는 자란선생님(자란다에서 활동하는 대학생 강사)과 아이가 최상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모형을 찾고 있어요.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일이라 알고리즘이 단순하지는 않아요. 저는 그동안 데이터를 분석해 사용자의 반응을 보는 업무를 했기 때문에 이 장점을 살리려고 합니다"

자란다는 아이와 대학생 학습·놀이·돌봄 선생님을 연결하는 맞춤형 서비스다. 만3~13세 아동을 대상으로 하며 방과 후 맞벌이 가정 아이에게 생기는 2~4시간의 공백을 자란선생님이 알차게 채워주도록 중간에서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아이는 무료한 시간을 즐겁게 보내고, 자란선생님은 최저임금 대비 1.5~2배인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를 가질 수 있으며, 부모는 믿을만한 대리양육자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

장서정 대표의 자란다는 어디서 출발했을까. "아이의 호기심이 폭발할 때 누군가가 충족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저 같은 경우에는 좋은 대학생 선생님을 만나 1년 정도는 만족스러웠어요. 그런데 선생님 사정으로 다른 선생님을 구해야 할 상황에 놓이자 난관에 부딪혔어요. 일단 풀(Pool)이 너무 적었고 저희 아이들과 마음이 맞는 분을 구하는 여정이 너무 험난하더라고요. 그즈음 첫째와 둘째에게 환경변화가 생겼고, 퇴사를 결심했죠. 3개월을 신나게 놀며 숨을 고르던 차에 회사에 다니는 엄마들이 같은 고민으로 마음고생을 하는 게 눈에 들어왔어요"

본인이 직접 겪었기 때문에 워킹맘의 고충을 누구보다 이해했고, 그래서 떠오른 아이디어가 브랜드 '자란다'였다. 하지만 자란다가 지금처럼 짜임새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자란선생님 프로필을 나열하고 그중에서 고객인 부모가 원하는 선생님을 요청하는 방식이었어요. 하지만 부모가 선생님의 어떤 면을 보고 결정했는지 알 수 없고, 서비스 종료 시 이유를 파악하기 어렵더군요. 자란다는 구상 초기부터 정기방문을 목표로 한 시스템이라 왜 서비스를 종료했는지 진단하는 게 중요했어요. 플랫폼으로서 연결만 하면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죠. 선생님과 아이 사이에 깊숙이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해 적극적으로 관리하기 시작했어요"


장 대표의 목표는 무엇일까. "자란다는 아이 성장에 필요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아이에게 맞는 대리양육자, 상호작용할 수 있는 존재를 연결하는 곳입니다. 저희는 엄마의 '육아'를 돕는 것에만 국한하지 않아요. 엄밀히 말해서 엄마의 ‘일’을 도와요. 온전히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아이를 맡기는 동안 엄마는 자신의 일, 가치 실현을 하는 겁니다. 그게 집안일이 될 수도 있고, 회사 업무일 수도 있어요. 엄마라는 이유만으로 아이에게 매몰되거나 죄책감을 갖는 상황에서 해방시켜 주고 싶어요"

이어 그는 사업 아이템을 검증 받을 방법이 없어 창업을 주저하는 엄마들에게 '주위에 많이 아이템을 알리고 물어보라'고 전했다. "사실 저는 사업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해 주변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았어요. 그런데 용기를 내서 말하니까 다들 의견을 내주고 격려해주는 등 도움을 많이 줬어요. 무엇보다도 계속 얘기하면 의외의 연결고리가 생겨 네트워크가 형성돼요.

그리고 찾아보면 여성, 엄마를 대상으로 하는 창업 센터와 프로그램이 많아요. 저도 구글이 진행하는 '엄마를 위한 캠퍼스' 출신이에요. 창업을 돕는 곳에서 여러 자원을 지원받아 지렛대 로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에요. 단, 실행력을 갖춰야 해요. 길게는 2년 동안 고려하는 투자자도 있거든요. 투자 유치를 받기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시장 반응을 확인하고 이를 수치화해서 투자자를 설득할 수 있는 추진력이 있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장서정 대표는 '자신을 정확하게 바라보고 진단할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시간이 있어야 해요. 회사에 다니는 엄마는 근무 중에 아이와 함께 할 수 없으니 여기에 죄책감을 갖고 있어요. 그러지 않았으면 해요. 육아와 살림을 도맡아 하는 엄마도 잠시나마 아이를 누군가에게 맡기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더라고요. '아이를 돌보는 게 나의 주된 업무인데 그 일을 게을리 하는 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는 거죠. 엄마가 아이를 돌보는데 큰 비중을 차지해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나야 해요"

장 대표는 앞으로도 자란다의 1:1 매칭 시스템을 꾸준히 다듬어 아이, 학부모, 자란선생님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연구할 예정이다. 엄마의 자아실현에 마중물 역할을 하는 브랜드 자란다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김경림 키즈맘 기자 limkim@kizmom.com
입력 2018-02-26 14:49:19 수정 2018-02-26 14:5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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