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짜리 외아들을 두고 있는 A씨는 남편 없이 바깥에 나갈 엄두도 내지 못 한다. 언제 어디서나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거침없이 뛰어다니는 에너자이저 아들 덕분이다. 바깥에 나가기 전, 뛰어다니지 말 것을 약속하기도 하고 궁여지책으로 먹을 것으로 회유도 해보지만 막무가내인 아이 앞에서 속수무책이다. 더욱이, 이러한 잦은 상황에서 A씨의 ‘하지 말라’는 말은 아이에게 더 이상 먹히지 않는 것 같아 고민이다.
자녀가 부모의 말을 따르는 것을 번번히 실패한다면 ‘중립적인 시간’을 활용하는 것은 어떨까? 중립적인 시간의 활용은 아이에게 다시 한번 문제 행동에 대해 각성시켜줄 수 있는 좋은 대안이 된다.
그렇다면 ‘중립적인 시간’이란 무엇일까. 부모와 아동이 감정적으로 부딪히지 않으며, 문제 행동과 관련 없는 모든 시간을 총칭할 수 있다. 즉, 부모와 자녀 모두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합리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타이밍이다.
예를 들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공놀이를 하는 자녀에게 실내에서 공놀이 하지 말 것을 당부했지만 여전히 실내에서 공놀이를 한다면 이 행위를 부모는 문제 행동으로 간주할 수 있다. 중립적인 시간은 부모가 문제행동이라고 간주한 상황이 촉발됐을 당시를 제외하며 문제행동이 일어나기 전·후, 문제행동과 관련되지 않은 모든 시간을 포함한다.
더욱이 중립적인 시간의 활용은 아동에게 부모의 입장에 대해서 전달할 수 있으면, 반대로 자녀에게는 부모의 통제에 대해 납듭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이런 기회를 얻을수록 자녀는 부모의 제한이 불공평하거나 갑작스럽다는 생각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짐작이 되지 않는다면 예시 상황을 통해 알아보자. 상황극을 통해 혹은 그림책을 읽으면서 평소 아이의 행동을 되짚어 볼 수 있다.
상황극을 통해 평소 아이의 행동을 되짚어 볼 수 있다. “사람블록이 주변을 살피지 않고 뛰어가다가 꽈당~하고 넘어졌네. 너무 아프겠다. 좁은 실내에서 세게 달리다 보면 상대방과 서로 부딪혀 넘어질 수 있어”와 같이 상황에 대한 설명을 전해줄 수 있다.
부모가 아이의 문제행동을 직시하고 제한하는 것만큼 아이와의 중립적인 시간에 사회적 규범과 부모의 훈육 태도 등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갖는 것은 부모와 자녀가 서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오유정 키즈맘 기자 imou@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