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도 잘 하고, 과학도 잘 하고 게다가 시도 잘 쓰고. 이렇게 모든 것을 잘하는 사람이 있을까? 드물기는 하지만 재능을 골고루 갖고 태어나는 경우가 있기는 하더라.
이름은 에이다 러브레이스. 자신을 스스로 '시적인 과학자'로 불렀던 세계 최초의 컴퓨터 프로그래머야. 어떻게 물과 기름이라고 생각되는 두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을까?
이 책은 주인공 에이다의 이름을 그대로 제목에 넣었다. 더하고 뺄 것도 없이 '에이다' 단 세 글자로 책을 설명하기에 충분하다는 의미다. 대신 부제가 이야기의 의도를 전달한다. '엉뚱한 상상이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들었어요'라는 문장에서 알 수 있듯이 에이다가 최초의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수학과 과학을 잘 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문과적 상상력을 더했기 때문이다.
사실 이 책은 아이보다 부모가 더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 아버지가 영국 유명 시인 바이런이고 어머니가 수학자 앤 이사벨라 밀뱅크라는 것도 에이다에게 영향을 미쳤지만 이 책은 그보다 교육에 있어 체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에이다가 위대한 업적을 쌓을 수 있었던 이유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교류하며 꾸준히 배움을 이어나갔기 때문이다. 또한 당시에는 소수의 특권 계층만 기계 공학의 업적이 전시된 공장을 견학할 수 있었는데 에이다는 그 기회를 얻었던 점도 도움이 됐다.
선천적으로 몸이 아파 젊은 나이에 요절했지만 에이다는 자신이 생각한 것을 보여주기 위해 끊임없이 상상했고 공부했다. 이러한 성실함과 집요함 없이 재능만을 믿었다면 지금 에이다가 미래 세대에 회자되는 업적들은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POINT
수학, 과학과 예술은 서로 만날 수 없는 분야 같지만 최근에는 이 두 가지를 접목하는 시도가 나오고 있다. 예술 작품에 과학적 원리를 적용한 경우는 무엇이 있는지 찾아보자. 가능하다면 작가의 작품 의도를 알아내 어떤 생각으로 둘을 만나게 했는지 들어보는 시간을 갖는다. 두 가지를 어떻게 섞어야 할지 감을 잡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생각의 방향을 잡아준다.
도서 : 에이다(엉뚱한 상상이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들었어요) / 글·그림 피오나 로빈슨 / 옮김 권지현 / 씨드북
김경림 키즈맘 기자 limkim@kizmom.com
입력 2018-03-16 17:31:46
수정 2018-03-16 17:3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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