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엄마)! 이건 비밀인데…"라며 다가오는 아이에게 어떻게 대응했나요? '응, 잠시만', '아빠 지금 바쁘잖아. 이따가 얘기하자'라며 아이를 밀어내지는 않았나요? 아이가 비밀을 말한다는 것은 그 대상이 그만큼 자신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아이의 마음 속 속닥속닥을 들어주세요.
아직 속닥속닥을 자신 없어 하는 아이라면 용기를 먼저 주는 게 필요하겠네요. '자! 말해봐!'라며 멍석을 깔아주는 게 전부는 아니죠. 더욱 섬세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어요. 이 책을 읽어봐요.
귀여운 개구리가 등장한다. 무언가 주저하는 것 같더니 자기가 지금부터 하는 말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을 건지 재차 확인한다.
아기 개구리는 독자인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듯 말한다. 아이가 몸을 한껏 움츠리고 개구리의 귓속말을 듣기 위해 책 속에 귀를 바짝 갖다 댈지도 모른다. 이 동화는 개구리가 정면(책 읽는 아이 방향)을 향한 채 계속해서 질문하는 형식이라 아이가 책에서 지루함을 느낄 틈이 없다.
드디어 밝혀진 개구리의 치명적인 약점은 물을 무서워 한다는 것이다. 올챙이 때부터 물을 두려워한 개구리는 지금까지 어떻게든 위기를 잘 모면했지만 '많이 힘들었다'며 고충을 토로한다.
아이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주인공 아기 개구리에게 해결책을 제시한다. '누군가에게 비밀을 말해야 한다'는 조언에 아기 개구리는 반신반의하면서도 용기를 내 부모 개구리에게 다가간다. 몇 번의 주저함 뒤에 아기 개구리는 아빠와 엄마에게 자신의 고민을 얘기한다.
부모는 이미 아기 개구리의 고민을 알고 있었다. 심지어 올챙이였던 시절부터 물을 무서워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역시 아빠·엄마는 아이에 대해 모르는 게 없다. 문제가 해결됐다고 생각한 아기 개구리는 반색하며 수영을 하지 않아도 되냐고 기쁘게 묻는다.
"그래 얘야, 네가 원하는 대로 하렴"
이라는 말이 나올 거라고 예상하지만 어림없는 소리. 아기 개구리의 부모는 '이제 수영하는 법을 배울 때야', '잘 될 거야, 걱정 마'라며 온 몸으로 문제와 부딪치라고 조언한다.
두 눈을 질끈 감은 개구리. 과연 마음속으로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바로 이어지는 아기 개구리의 환한 표정과 연결해보면 불안과 두려움에 정면 도전했을 때의 승리감을 아이가 직접 확인할 수 있다.
POINT
아이가 평소에 하지 못했던 말을 편지로 쓰게 하자. 수신인은 부모다. 편지지에 아이가 잘못했던 일, 자랑하고 싶은 일은 물론 동생과 싸웠던 일 등 그동안 부모에게 감춰왔던 속내를 마음껏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자. 그리고 편지에 쓴 이야기는 부모가 다른 사람에게 절대로 말하지 않기로 약속하고, 아이가 보는 앞에서 종이를 태워 부모와 아이 사이에 간직해야 할 이야기로 남기자.
도서 : 이건 비밀인데… / 글 강소연·그림 크리스토퍼 와이엔트 / 옮김 김경연 / 풀빛
김경림 키즈맘 기자 limkim@kizmom.com
입력 2018-03-22 16:57:56
수정 2018-03-22 16:57: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