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말, 퍼시스 그룹의 생활 가구 브랜드 일룸이 'I love my room'이라는 슬로건으로 아이방 문화 세미나를 열었다.
오전과 오후로 나뉜 행사에서 오전에는 서천석 박사(행복한아이연구소)가 '소통하는 부모, 자신감 있는 아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연단에 선 서천석 박사는 "지금 이 자리에 앉아 있는 여러분은 아이를 잘 키우겠다는 마음으로 주말 오전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이미 좋은 부모의 자질을 갖춘 것입니다"라며 강연의 문을 열었다.
그는 "부모가 자신을 버릴지도 모른다는 불안함을 느끼는 아이에게는 정서적 안정감이 필요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육아를 할 때 중요한 것은 부모와 아이 사이 '영혼의 교류'다. 부모는 아이에게 ▲부모가 나를 버리지 않을 거라는 믿음 ▲기댈 수 있는 곳이 있다는 안심 ▲자신이 괜찮은 존재라는 확신 ▲자신의 말과 행동이 존중받을 것이고 누군가에게 의미가 있을 거라는 생각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
서 박사는 간단한 행동만으로도 이 안정감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저녁 메뉴를 아이가 선택하게 하는 겁니다. 아이가 무언가 하나를 선택하면 거기에 대해 칭찬해 주세요. 하지만 많은 가정에서 아이가 메뉴로 떡볶이를 골랐을 때 부모는 '지난번에 먹었잖아'. ‘아침부터 무슨 떡볶이야’ 등의 반응을 보입니다. 아이는 당연히 좌절하겠죠" 아이에게 '너는 생각과 고민이 더 필요하다. 아직 부족하다'는 뉘앙스의 문장은 지양해야 한다.
소통을 위해서는 부모가 아이와의 사이에 놓인 물꼬를 먼저 터야 한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무엇을 터야 할까? ▲부모의 비전과 목표 ▲아이에 대한 기대 ▲아이에 대한 오해가 그 물꼬다.
이 세 가지가 쉽게 꺼낼 수 있는 소재는 아니다. 소통을 막는데 6가지 걸림돌이 있기 때문이다. ▲부모의 과도한 요구 ▲완고한 부모 ▲힘겨루기 ▲타협 실패 ▲불안정한 애착 ▲조절능력의 발달 지연이다.
이 중 불안정한 애착은 부모가 아이에게 압력을 가할 경우 주로 나타난다. 하지만 아이들은 힘을 두려워할 뿐 존중하지는 않는다. 이는 아이가 성장했을 때 부모의 의견을 존중하지 않는 것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아이와의 힘겨루기에서도 힘으로 제압하려고 하면 곤란하다. 아이에게 져주기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니다. 아이는 자신이 부모를 이겼다고 생각하면 본인이 강해졌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이는 아이 훈육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한 서천석 박사는 아이에게도 결정권 일부를 넘겨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이에게 '우리(부모)는 너를 존중해'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아이에게 가르쳐야 하는 2가지도 언급했다. "첫째, 결과를 알려주고 책임지게 하세요. 말과 결정이 갖는 무게를 아이가 직접 느껴보게 하는 겁니다. 둘째, 서로에게 좋은 제3의 대안을 제시하세요. 아이가 의사결정을 할 때 좀 더 신중할 수 있으며, 사회성을 기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공간과 조절능력에 대해서도 말을 꺼냈다. "아이에게 자기만의 독립된 공간, 정리된, 조직화가 잘 이뤄진 공간 그리고 편안한 공간을 만들어 주세요. 공간이 부모의 태도를 반영한다고 생각하세요"
김경림 키즈맘 기자 limkim@kizmom.com
입력 2018-03-23 15:19:29
수정 2018-03-23 16:55: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