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을 가르칠 때, 대부분의 부모들은 한글을 빨리 떼야 한다는 마음에 2~3세의 아이를 붙잡고 기역, 니은, 디귿을 반복해서 말하게 하거나 방에 한글 브로마이드(자음모음표)를 붙여두고 무작정 따라 쓰게끔 유도하기도 한다. 이는 첫 아이를 가르칠 때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하지만 강제로 학습하는 것은 아이가 한글을 배우는데 오히려 방해 요인이 될 수 있다. 한글을 얼른 떼야 한다는 부모의 초조한 마음이 아이에게 전달되기 때문이다. 한글 학습을 거부하거나 부담스러워 하는 행동이 대표적인 반작용 사례다.
한글 학습을 처음 시작할 때의 포인트는 바로 '호기심'이다. 아이가 한글에 호기심을 가질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하면 된다.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그림책을 활용하는 것이다. 그림책은 간결하고 흥미로운 스토리에 아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삽화가 함께 담겨 있어 자연스럽게 한글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된다.
그림책을 선택할 때는 아이의 수준을 고려하자. 이제 막 책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4~5세의 경우 ▲단어나 구, 문장이 반복되어 운율이 느껴지는 책 ▲그림과 글자가 명확한 책 ▲단순하고 구조화된 줄거리로 이야기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을 선택하면 좋다.
곧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6~7세라면 ▲운율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동시나 동요 ▲표현이 풍부하고 동작 묘사가 많은 책 ▲흉내말을 효과적으로 사용한 시나 이야기가 담긴 그림책을 골라주면 효과적이다.
그림책을 읽어 주면서 독후 활동을 함께 진행하면 사고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가령, '오늘 기분은 노란색이에요!(카스미르 후세노비크 글, 스푼북 펴냄)'을 읽고 스케치북에 빨간색, 파란색, 초록색 등 여러 가지 색깔을 칠해 어떤 기분이 느껴지는지 이야기한다.
'요렇게 해 봐요 내 몸으로 ㄱㄴㄷ(김시영 글, 마루벌 펴냄)'을 읽고 한글을 동작으로 직접 따라 한다. 이후 한글이 익숙해 졌다면 문장 속에서 같은 글자 찾기, 정해 놓은 글자가 나올 때 손뼉 치기 등 다양한 놀이 형태로 한글 감각을 발전시켜 나간다.
그림책 읽기와 더불어, 아이의 호기심을 더욱 키울 수 있도록 체험 활동을 함께 진행할 것을 권장한다. 추천할 만한 장소는 '국립한글박물관'이다. 이 곳에서 운영 중인 '한글놀이터'는 6~9세 아이들이 즐겁게 놀면서 한글이 가진 힘과 의미를 경험할 수 있는 체험 전시 프로그램이다. 한글의 원리를 체험하는 '쉬운 한글', 한글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체험할 수 있는 '예쁜 한글', 한글의 확장성을 체험할 수 있는 '한글 숲에 놀러와!' 등에 참여하며 글자에 대한 관심을 유도한다.
도움말 : 한우리독서토론논술
김경림 키즈맘 기자 lim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