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은수미 성남시장 / 출처 : 은수미 성남시장 SNS
더불어민주당 은수미 성남시장이 민선 7기 출발부터 암초를 만났다. 아동수당 지급 방식 논란으로 첫 시험대에 섰기 때문이다.
2일 태풍 쁘라삐룬 영향으로 예정됐던 취임식을 취소하고, 취임사 낭독을 하는 것으로 민선 7기 출범을 공식화 한 은수미 시장은 “시민의 삶을 위협하는 불평등과 양극화, 그로 인해 훼손되는 인간의 존엄을 온전하게 회복해 시민의 자유와 평등을 이뤄내야 한다”면서 “그것은 한마디로 ‘하나의 성남’일 것”이라고 말했다.
은 시장은 “제 임기가 끝나는 2022년에는 ‘성남 시민’인 것이 명예가 될 것”이라면서 “시민과 정보 공유, 중요한 정책 집행과정에 시민 참여, 광장 문화 확산, 신뢰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같은 취임 일성에도 불구하고 잡음은 연일 지속되는 형국이다. 그가 오는 9월부터 지급되는 아동수당을 성남 지역에서는 지역 상품권으로 지급하겠다고 공식화한 것. 이는 지역 상권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앞서 은 시장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화폐 1000억원 시대를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지역 자본이 내부에서 소비되지 못하고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으면 지역 경제가 활기를 되찾을 수 있으며, 이를 위해 성남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지역 화폐 유통 방안을 추진한 것이다. 아동수당 역시 이러한 지역화폐 정책의 한 축인 셈.
은 시장의 방침을 두고 청와대 청원 게시판과 시청 게시판,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반발의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엄마들의 비빌 언덕, 성남마더센터 추진모임(이하 성남마더센터)’은 최근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의견수렴 과정이 없었고 아기용품을 구매하는 엄마들의 소비패턴도 고려하지 않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힐난했다.
김영신 성남마더센터 회장은 기자회견 후 성남시의 피드백이 있었는지 묻는 <키즈맘>의 질문에 "아직까지 별다른 연락은 없었다"면서 "취임 이후 성남시민들을 직접 만나며 의견을 듣겠다고 했으니 기다려보는 중"이라고 답했다.
이어 김 회장은 "아이를 계속 돌봐야 하기 때문에 육아용품은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 구매가 더 많을 수밖에 없다"며 "그런데 소셜커머스, 온라인 상점에서는 지역 화폐를 사용하기 어렵다. 육아용품을 사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지불 수단"이라고 주장했다.
또 "게다가 물건만 사는 게 아니라 아이 앞으로 적금과 보험에 가입하거나 어린이집 특별활동비를 내려고 하는 경우 등 아동수당 사용 용도가 다양하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지역화폐는 사용처가 너무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지역화폐를 수령하러 매달 주민 센터를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맞벌이라면 대신 수령해 줄 사람이 없어 월차를 내야 할지도 모른다"면서 "자녀가 두 명 이상일 때도 불편함이 있을 것이다. 여러 장의 지역화폐를 항상 갖고 다니면서 사용한다는 게 현실적으로 힘들다"라며 토로했다.
반대로 소상공인들은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한국지역경제살리기중앙회 관계자는 "지역화폐는 본래 취지가 지역 경제와 골목 상권을 활성화하는 데 있다. 성남시는 청년배당을 이미 지역화폐로 제공하고 있으며 좋은 반응을 얻은 것으로 안다"면서 "'서울페이' 등 타 권역에서도 지역화폐 개념을 도입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지역화폐가 지역 경제에 순기능을 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다만, 도입에 있어 신중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고 조건을 달았다.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성남시 아동수당 지역화폐 지급 철회를 요구하는 글이 접수되는 등 논란이 심화되자 '숙의 과정을 거치겠다'고 입장을 밝힌 은 시장이 논란을 딛고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조폭 출신 사업가로부터 운전기사를 무상 지원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최근 경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된 은수미 시장은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 출처 : 은수미 성남시장 SNS
김경림 키즈맘 기자 lim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