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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할마·할빠’는 처음이에요...육아갈등 해결하려면

입력 2018-12-14 14:30:00 수정 2018-12-17 08:3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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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에 사는 A씨(62)는 4살 된 손주를 1년째 돌보고 있다. 아이가 두 살 때까지는 육아휴직을 쓴 딸이 전담으로 돌봤지만, 딸이 회사로 복귀하는 시점부터 맞벌이 부부 내외가 아이를 돌볼 수 없어 A씨가 손주를 돌보겠다고 나선 것.

친정 근처에 직장을 둔 딸이 회사로 복귀하면서 딸네는 친정집과 5분 걸리는 곳으로 이사를 왔다. A씨는 딸네 집을 오가며 6개월 간 종일 10시간 정도 손주를 돌봤다. 그러다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니게 되면서 이제는 오전 자유 시간을 갖게 됐다고 했다.

손주 키우면서 힘든 점은 없냐는 질문에 A씨는 “허리, 무릎이 자주 아프죠”라고 운을 뗐다. “애기는 점점 무거워지는데 안고 다녀야 하니 손목도 아프고. 유모차 밀 때도 힘이 좋아야 하는데, 급하게 힘을 써야 할 때 무리가 오지.”라고 대답했다. 일단 체력적으로 받쳐주지 않은 점이 가장 힘에 부치는 것.

보건복지부의 '2017 어린이집 이용자 만족도 조사'에서는 어린이집 등·하원 전후로 부모 이외 혈연관계 양육자가 있는 아동은 26%이며, 이 중 96%가 조부모 양육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맞벌이 가구의 황혼육아 비율은 2009년 33.9%에서 2012년 에는 50.5%로 급증했다. 맞벌이 부부 2명 중 1명은 부모님께 육아 도움을 받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엄마’와 ‘할머니’의 합성어인 ‘할마’,‘아빠’와 ‘할아버지’의 합성어인 ‘할빠’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A씨는 ‘할마·할빠’ 육아를 하면서 체력적으로도 힘들지만, 무엇보다 지칠 때는 육아문제로 딸과의 갈등이 있을 때라고 한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안 맞지. 애기 보게 한다고 무슨 책도 잔뜩 거실에 쌓아놓을 정도로 사놨는데, 애기가 그걸 어떻게 다 읽을까 걱정이고. 먹는 것도 집밥을 제대로 좀 해먹었으면 좋겠는데 자주 외식하고 사먹는 것도 맘에 안 들고.”

뭘 먹일지, 뭘 입힐지, 어떻게 재울지 등 사소한 것 하나도 의견이 맞지 않는다. 결국 언성을 높이다 보면 이루 말할 수 없이 감정이 상한단다.

그는 “우리 때는 그냥 낳아놓으면 저절로 큰다 했지, 이렇게 깐깐하게 안 키웠어.” 라며 “엄마랑 딸은 서로 너무 편해서 조심하는 게 덜하잖아요. 그러다보니 막말하게 되고 싸움은 더 커지고. TV도 아예 못 보게 하는데, 애가 TV도 좀 봐야 이것저것 배우지. 딸이랑 심하게 싸울 때마다 마음이 상해서 (애기) 안 봐주겠다고 다짐은 하는데..그래도 손자 얼굴 보면 풀려요.”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A씨의 사례와 같은 ‘할마·할빠’ 육아는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맞벌이 부부 증가로 인한 조부모 육아는 해가 갈수록 늘고 있지만 양육자의 역할 경계선에 대한 갈등문제는 여전히 각 가정이 알아서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이에 대해 마땅히 조언을 얻을 곳도 없다보니 갈등의 골이 깊어져 가족 간의 사이가 틀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러한 황혼육아 갈등문제에 대해 ‘임영주 부모교육연구소’ 임영주 박사는 “조부모들은 기본적으로 손주는 내 아이가 아닌, 내 아이의 아이다”라는 인식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아, 그래 너네 아이지. 너희들이 아이를 맡지 못하는 동안 내가 도와주는 입장인 거지.”라는 생각으로 접근한다면 의견을 조율하기가 훨씬 쉬워진다는 것이다.

임 박사는 “상황마다 다르겠지만, 보통은 자식들도 본인들의 아이를 잘 키우려고 애쓰고 있다”며 “자녀들의 생각이 맞을 수도 있음을 인정하고, 자녀들의 생각이 이렇다면 여기서 내가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까”를 고민해보는 것도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진경 키즈맘 기자 ljk-8090@kizmom.com
입력 2018-12-14 14:30:00 수정 2018-12-17 08:3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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