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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낳기’ 고민하는 맞벌이 부부의 속내

입력 2018-12-28 17:58:41 수정 2018-12-28 18: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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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하나 키우는데 3억 가까이 든다는데... 대기업 맞벌이 부부라도 둘째는 좀 부담스럽죠.”

육아휴직 후 18개월 된 아들을 키우고 있는 이모씨(34.여)는 최근 둘째를 낳아야 할지 고민 중이다. 이씨는 “요즘 애를 안 낳는다지만, 낳는 사람은 둘은 낳지 않냐”며 아이가 혼자 자라면 외로울 까 걱정도 되고 아들 또래 친구들이 형제나 자매와 함께 노는 모습을 보면 둘째를 낳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단다.

만족스럽게 첫 아이 육아를 해왔던 이씨는 무엇보다 첫째를 키우면서 느꼈던 행복함을 다시 느끼고 싶다고 했다. 그런 이씨가 둘째 낳기를 망설이는 이유는 맞벌이로도 부담스러운 육아 비용 때문이다.

2017년 여성가족부가 9살 이하 자녀를 둔 어머니 및 출산계획이 있는 임신부 등 1202명을 대상으로 ‘2016 육아문화 인식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액 총 345.8만원 중 월 육아비용은 평균 107만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녀가 1명인 경우는 육아비용으로 월평균 86.5만원을 지출하지만 2명인 경우 131.7만원, 3명 이상인 경우는 월 평균 153.7만원까지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씨는 “애 하나 키워서 사회에 내보내기까지 최소 3억이 든다고 들었다”며 “우리 같은 대기업 맞벌이 부부는 월 소득은 높은 편이지만 (근로)수명이 짧은 월급쟁이다보니 경제적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씨 부부가 아이 하나를 키우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대략 월 100만원. 기저귀 10만원, 옷과 아기용품 20만원, 장난감과 책 10만원, 식비 30~40만원, 문센비(문화센터) 10만원, 기타비용 10~20만원 정도다. 월 생활비로 300~400백만원 정도 쓰는 이씨 부부의 지출을 고려할 때, 아이가 아직 사교육에 들어가는 비용이 없고 현재 가정보육 중인 것을 감안해도 적지 않은 돈이 소요된다. 월 지출의 3분의 1이 육아 비용으로 나가는 것이다.

이씨는 “경제적인 여유로움을 포기할 정도로 둘째가 주는 행복이 클지에 대해 확신도 없다”며 남편 역시 지금이 경제적으로든 심적 여유로든 딱 좋다며 둘째 생각은 없다고 전했다.

정부는 지난 2006년 이후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고자 약 100조원이 넘는 예산을 쏟아 부었지만 출산율은 계속해서 하락 추세다. 이에 ‘패러다임의 전환’을 외친 정부가 지난 7일 발표한 '저출산·고령사회 정책 로드맵'에서는 ‘출산장려’가 아닌 ‘삶의 질 개선’으로 목표로 아동 의료비 지원 확대, 국공립 어린이집과 유치원 조기 확충, 아동수당 지원계층 확대, 자녀 의료비 경감과 다자녀 기준을 현행 ‘세 자녀’에서 ‘두 자녀’로 바꾸는 것 등의 주요 방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들이 현실적으로 부모가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까. 자신은 운이 좋아 겨우 직장어린이집에 당첨됐다는 이씨는 회사에 휴직제도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퇴사하는 엄마들이 주변에 많다고 했다. 남편의 외벌이로 생활하면서 둘째 낳는 것은 꿈도 못 꾼다는 것이다.

맞벌이를 유지하는 경우는 양가부모님의 도움을 받는 사람이 많은데 차마 둘째까지 봐달라고 할 자신은 없다고 한다. 이씨는 “이런 상황에서 애를 하나 더 낳으면 엄마들은 자신의 커리어는 완전히 포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쓴 웃음을 지었다.

한편 여성 노동계 12단체는 정부가 발표한 저출산대책에 대해 "신기루에 불과한 정책"이라 비판하며 부모들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보육 돌봄 강화가 필요함을 지적한 바 있다. 이씨의 사례와 같이 비용부담과 경력단절 등의 문제로 육아에 부담을 느끼는 가정이 많은 상황에서, 부모와 청년들은 보다 ‘파격적인’대안을 원하고 있다. 정부의 저출산 대응 정책이 과연 민심에 부응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진경 키즈맘 기자 ljk-8090@kizmom.com
입력 2018-12-28 17:58:41 수정 2018-12-28 18:03:12

#둘째 낳기 , #둘째 고민 , #맞벌이부부 , #둘째 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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