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이 다가오면 세뱃돈을 미리 준비하는 어른들은 바빠진다. 인터넷 커뮤니티 곳곳에서는 벌써부터 ‘적당한’ 세뱃돈 금액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며 의견을 나누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세뱃돈 때문에 ‘허리가 휠 것 같다’는 A씨는 한 지역 맘카페에 “설 명절 세뱃돈은 얼마쯤 하나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대학생 4명, 고등학생 3명, 중학생 1명, 유아 2명, 총 10명의 세뱃돈을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답변들은 각양각색이었지만 일반적으로 ‘각 집안 형편에 맞게 하는 게 좋지 않겠냐’라는 의견이 대세였다. 한 네티즌은 “많이 주는 집은 초딩들도 3만원에서 5만원씩 주던데, 우리는 그러다간 기둥이 뽑힌다”며 본인 나름의 규칙을 공개했다.
그는 “우리집은 초등생 1만원, 중학생 2만원, 고등학생 3만원, 대학생 5만원을 주고 졸업생은 축하금으로 따로 더 챙겨준다”면서 “한 아이 당으로 보면 큰 금액은 아니지만 합쳐지면 100만원 정도 나간다”고 했다. “초등학생 3만원, 중고등학생은 5만원씩 준다”는 댓글도 많았다.
주고 받는 금액이 맞지 않아 애매한 상황도 있었다. 남동생과 시누이가 각각 아이 1명인데 본인은 아이가 넷이라 얼마를 받고 얼마를 줘야할지 혼란스럽다는 것. 미취학 아동에게는 1만원씩 주기로 합의를 한 상황에서 한 아이 당 1만원씩 받으면 4만원, 두 집에서 받으면 총 8만원을 받는 셈인데, 주는 건 총 2만원이다. 주는 건 적고 받는 것만 많아 부담스럽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네티즌들은 “세뱃돈이 애한테만 주는 게 아니라 결국 서로 성의표시 하는 것이니, 한명인 집에는 더 많은 금액으로 주는 게 맞는 것 같다”는 의견에 공감을 표했다.
“언제까지 (어느 연령까지) 세뱃돈을 줘야하느냐”는 질문도 눈에 띄었다. 글을 올린 작성자는 “조카들이 대학생인데 대학입학 축하금과 용돈까지 챙겨주면 파산일 것 같다”고 했다. 네티즌들은 “취업할 때까지다”, “우리는 미성년 때까지만 준다”,“대학생들은 알바하니까 안주고 나중에 취업 준비할 때 용돈 개념으로 준다”와 같은 의견을 보였다.
설 명절의 한 행사로 자리 잡은 ‘세벳돈 문화’는 새해를 기념해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세배를 드리면,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차례 음식 등을 건네며 덕담을 주고받은 것이 기원인 것으로 전해진다.
화폐경제가 정착되면서부터 덕담과 함께 돈을 건네는 것이 일상화됐지만 가뜩이나 지출이 많은 명절에 세뱃돈까지 준비해야하는 서민들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또 얼마를 줘야할지 명확한 기준이 없어 서로 눈치를 보거나 기분이 상하는 일도 종종 발생하기도 하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되기 십상이다.
한편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최근 성인남녀 1217명을 대상으로 ‘설 비용’에 관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미취학 아동 및 초등학생에게 적당한 세뱃돈 금액은 '1만원'이 48.8%로 가장 높은 응답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3만원’과 ‘5천원’이 각 11.8%의 비중을 보여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중고등학생은 '5만원'이 36.9%로 가장 높았으며 ‘3만원(28.5%)’도 뒤를 이었다. 대학생에게 적정 세뱃돈 액수는 '5만원'이 37.2%로 많았고 '10만원'도 31.0%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진경 키즈맘 기자 ljk-8090@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