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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스톡] 이번 설 연휴에는 회사로 도망갈 계획이에요

입력 2019-01-31 13:47:13 수정 2019-01-31 13:4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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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이번 설 연휴에 출근하기로 마음먹었다. 7시간이 걸리는 귀향길도 고역이지만 시댁에 가면 집안 어르신들이 하루 이틀에 걸쳐 끊임없이 인사 오는 통에 허리 한번 펴지 못하기 때문.

명절 당일과 그 다음날이 지나면 시누이들이 찾아온다. 그러면 그 뒤치다꺼리는 또 시어머니와 A씨의 차지. 그렇게 4~5일을 보내고 나면 시어머니는 보통 몸살이 나 입원을 하고 A씨는 귀경한 다음 날 지친 몸을 이끌고 바로 출근을 해야 한다.

몸도 힘들지만, 마음도 힘들다. 이유인 즉슨 한 명 있는 동서는 근무 핑계를 대며 명절에 단 한 번도 내려온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직업이 스튜어디스인 동서는 명절이 특수라 명절근무를 해야 하고, 명절근무를 하면 위로금 명목으로 많은 수당이 나오기 때문에 돈 벌러 비행을 떠난다는 것이라고 했다. 서방님과 동서네 아이들 뒷수발은 또 당연히 A씨 몫이다.

A씨는 “우리 회사도 명절 근무하면 위로금 두둑이 챙겨준다”며 “저도 이번 명절에는 회사핑계를 대겠다”고 했다. 하지만 A씨가 회사에 명절 근무를 신청한 후 남편에게 이를 알리자 돌아온 남편의 반응은 싸늘했다.

"너 진짜 설에 회사 갈거야? 정말 그럴거면 니가 가족 단체 톡방에 지금 얘기해. 난 모르는 일이야. 다 니가 저지른거니깐 니가 알아서 해"

처음 보는 남편의 차가운 얼굴과 살벌한 표정에 A씨는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 명절은 왜 이렇게 고된건지, 즐겁지가 않네요”라며 인터넷 커뮤니티에 하소연하는 글을 올렸다.

명절마다 되풀이되는 주부들의 ‘명절 스트레스’는 어제 오늘 나온 말이 아니다. 심지어 작년 추석 연휴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명절을 없애 달라’는 국민 청원까지 등장했다.

차례의 의미가 퇴색했을 뿐만 아니라 “모여서 음식을 먹고 치우기에 바쁜 게 과연 전통문화냐”는 것이다. “여자는 제사 음식을 준비해야 하고 남자들은 장시간 운전을 해야 한다. 순기능보다는 역기능이 더 많으니 미국의 추수감사절처럼 명절을 간소화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또한 벼룩시장구인구직이 최근 직장인 1154명을 대상으로 설 명절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직장인 62.8%는 다가오는 설 연휴가 ‘부담되고 스트레스다’고 답했다. ‘기다려진다’고 응답한 사람은 37.2%에 불과했다.

이유는 ‘선물, 세뱃돈 등 경제적 부담 때문(47.2%)’,‘음식장만 등 늘어나는 집안일 때문에(18.6%)’, ‘가족 및 친지들의 잔소리 때문에(18.6%)’, ‘명절 증후군에 시달리기 때문에(9%)’ 등 이었다. 전문가들은 “차례를 간소화하고 가족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명절 문화로 바뀌어야 한다”며 “가까운 가족일수록 더 큰 이해와 존중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A씨는 “이제까지 명절에 시댁에만 머무는 남편을 따라가며 잘해보려 노력한 것은 남편을 사랑하기 때문이었지 결코 남편이나 시댁이 무서워서가 아니었다”며 이번에 남편의 차가운 반응을 확인한 후 앞으로는 명절마다 회사로 출근할 것이라고 했다. A씨는 “이제부터는 제가 저를 챙기려고 해요”라며 글을 마무리했다.

A씨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꼭 이래야만 되지 않게 그동안 남편이 알아서 막았어야지”,“시누들이 친정 오면 당연히 며느리도 친정 보내야하고, 동서 네는 일손 못 보탤거면 시동생 네도 안와야 함. 차례상 차리는데 부부가 동등하게 일하거나 못하는 쪽은 그에 상응하는 비용 지불을 해야죠. 보니까 동서 머리 쓰고 시누이들은 친정서 손 하나 까딱 안하는데 차라리 설에 회사에서 일하세요”와 같은 반응을 보이며 분노했다.

이진경 키즈맘 기자 ljk-8090@kizmom.com
입력 2019-01-31 13:47:13 수정 2019-01-31 13:4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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