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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즈맘 신간] 여자는 왜 완벽하려고 애쓸까

입력 2019-05-07 17:14:25 수정 2019-05-07 17: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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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엄마는 이런 말씀을 자주 하셨다. “넌 여자애가 왜 그렇게 표정이 늘 안 좋니? 좀 상냥하게 웃어라!,”넌 여자애가 왜 그렇게 밥을 많이 먹니? 그만 좀 먹어“라고.

무뚝뚝하고, 애교없고, 밥을 많이 먹던 내가 핀잔을 듣는 순간은 늘 엄마의 ‘여자다움에 대한 완벽주의’를 충족시키지 못했을 때였다. 그리고 이제 새삼 생각한다. “여자답게 가슴을 쭉 펴고 걸어”,“여자가 그런 실수도 할 수 있지 뭘 그래?“라는 말을 듣고 자랐다면 어땠을까? 완벽할 필요 없이, 위험을 무릅쓰고 용기를 내는 것이 진정 나다운 삶이라는 것을 조금 더 일찍 알아차렸다면 어땠을까? ( 곽정은 『혼자여서 괜찮은 하루의 저자』 추천의 말 中 )





최근 ‘소극적 완벽주의’를 호소하는 여성들이 많다. ‘소극적 완벽주의’란 완벽하게 해내지 못할 것 같으면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늦잠을 자서 9시 수업에 지각할 것 같으면 아예 결석하거나, 한 권의 아기자기한 일기장을 쓸 수 없으면 애초에 시작하지 않는 것 말이다.

게으름의 핑계같은 이런 행태는 실은 우리 사회가 여성들에게 완벽함을 요구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그 요구는 놀이터에서 남자아이들이 땀과 흙 범벅이 될 때 여자아이들은 예쁜 리본이, 드레스가 망가질까 봐 옷매무새를 고쳐주는 것부터 시작된다.

여성은 놀이에서 교육, 직업 선택, 외모나 행동거지, 그리고 평생의 반려자를 선택하는 데 이르기까지 무엇을 하든 그녀들의 선택이 항상 핑크빛이어야 한다고 배운다. 완벽하게 예뻐야하고, 미소를 지어야하고, 똑똑해야 하고, 활기가 넘쳐야하고, 누구에게나 착해야 하고 동시에 털털해야 한다. 여성의 미덕은 ‘결점없음, 완벽함’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우리 사회가 여성들에게 어떻게 완벽함을 요구하는지 그 역사와, 이로 인해 그녀들이 포기해야 했던 것들 그리고 완벽의 덫에서 헤어나고 용감해지기 위한 방법에 대해 소개한다.

이 책의 저자 레시마 소자니는 인도계 이민자 2세로 전형적인 엘리트코스를 밟으며 법조계, 금융계에서 최고의 위치에까지 올랐다. 하지만 진정한 성취감을 느낀 건 의회 진출 실패를 경험하고서였다. 처음으로 정답의 틀을 깨뜨린 경험이었기 때문이다. 그후 ‘걸스 후 코드 Girls who code’라는 비영리 단체 설립을 통해 소녀들이 실수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 활발하게 진출하도록 돕기 시작했다.

이 책에는 그녀와 뜻을 함께하는 다양한 연령대 여성들의 이야기와 완벽 강박에서 벗어나고자 끊임없이 시도하며 깨우친 그녀만의 노하우가 담겨있다. 이 책은 완벽의 덫에 걸렸음을 자각하지 못하는 많은 여성들에게 문제의 핵심을 들여다보고, 이 시대 여성들의 키워드인 ‘용기’를 향해 나아가는 계기가 될 것이다.


레시마 소자니 지음 | 이미정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이진경 키즈맘 기자 ljk-8090@kizmom.com
입력 2019-05-07 17:14:25 수정 2019-05-07 17: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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