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남의 편’의 줄임말이라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카페에 이와 관련된 사연 글이 올라왔다.
글을 올린 A씨는 “어떤 사건이 있을 때마다 남편은 항상 저한테 그 사람 입장에서는 그럴 수도 있지, 니가 과하다 라는 식이다"라며 남편과 있었던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하루는 A씨가 배달음식을 시켰다. 집에 혼자 있었던 터라 습관적으로 문만 살짝 열어 음식을 받으려고 했다. 그런데 배달원이 현관문 사이에 발을 밀어 넣고 힘으로 문을 열더니 마음대로 들어온 것.
깜짝 놀란 A씨는 “문 앞에서 달라”고 말했으나 배달원은 못들은 척하고 문을 열고 들어와서는 천천히 집 안을 훑고 음식을 두고 나갔다. A씨는 괜히 해코지를 당할 까봐 현관문을 활짝 열어놓고 배달원이 나갈 때까지 집 밖에 나가 있었다.
나중에 A씨는 남편에게 그 일에 대해 설명하면서 “너무 무서웠다”고 말했다. 그러자 남편에게서 되돌아온 대답은 “그럴 수도 있지”였다.
“과잉 친절한 사람인가보네. 그리고 문 열고 들어왔으면 집 어떻게 생겼나 볼 수도 있지 뭐” 라는 남편의 대답에 A씨는 말문이 막혀버렸다. ‘무섭다, 앞으로 배달음식 시켜먹을 때 조심해야겠다’라는 걱정의 말을 기대했던 A씨는 본인이 비정상적인 사람인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고.
A씨는 “남편은 항상 이런 식이다”라며 “밤길에 무서워 나와 달라고 하면 걱정도 안되는 지, 본인 피곤하다고 밝은 곳으로 잘 걸어오라고 한다”고 털어놨다.
“요즘 세상이 흉흉한데 나 위험한 사람 만나면 어쩌냐”고 묻자 “너 데리러 갔다가 잠 설쳐서 못자고 다음 날 사고 나서 죽으면 좋겠냐”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A씨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관대한 것이 아니라 여자가 세상 살기 위험한 걸 전혀 모르고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거다”,“배달원 진짜 이상하다, 신랑이 그런 얘길 듣고 어떻게 광분하지 않을 수 있는지 이상하다”, “우리 신랑은 미리 교육을 시켜서 이제는 공감을 잘한다, 처음엔 여자 형제도 없어서 그런지 잘 이해를 못하더라”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B씨 역시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남의 편이라는 말은 우리 남편을 모티브로 한 말’이라는 그는, 정말 말 그대로 남편이 남의 편만 든다고 했다.
전세금 안 빼는 집주인에 대해 화를 내면 남편은 “집주인 사정이 있겠지, 너 생각만 하냐”고 한다던가, 옆집 개가 하도 짖어서 조용히 시키라고 벽을 두드리면 “넌 왜 개한테 그러냐”며 인정머리 없다는 듯이 핀잔을 준다고. B씨는 “하다 하다 이제는 개 편까지 드냐”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B씨가 무엇보다 화나는 건 남편이 남들에게는 너무 ‘좋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회사에서 출장이라도 가면 말단 사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항상 남편 차로 이동하면서 자진해서 운전 기사 노릇을 한다고. 하지만 기름값 한번 받아온 적이 없다.
B씨는 “남편은 밖에서는 거의 자원봉사자이지만 가정의 남편으로선 정말 최악이다”라고 했다.
누리꾼들은 “내 편은 하나 안 들어 주면서 남만 배려하면 진짜 열받는다”,“우리 남편은 오작동한 엘리베이터 편도 든다”,“아내 말을 다 잔소리로 들어서 하는 행동이다, 결혼 전엔 부모 말 안 듣다가 결혼 하고 나서는 부모한테 효자되고 아내에겐 반항하는거다”라는 의견을 남겼다.
이진경 키즈맘 기자 ljk-8090@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