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빈손으로 왔다가 다시 빈손으로 가는 것.
하지만 아이가 '공수래공수거'의 개념을 그 나이에 깨닫는다면 오히려 '애어른'이라는 핀잔을 듣기 쉽다.
대신 아이에게는 나눔과 배려라는 조금 우회적인 개념을 훈육해야 한다. 성장할수록 규모가 커지는 사회생활에서 이 두 가지 소양이 부족하다면 다른 사람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오늘의 키북 '꽉'은 이중적인 의미를 지닌다. 오리의 소리를 표현하는 ‘꽥’과 더불어 ‘꽉’은 무언가를 움켜쥐고 놓지 않으려는 모양을 표현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야기 속의 오리는 알록달록 예쁜 빛을 내는 자신의 알을 아무와도 나누려 하지 않는다. 자신의 소유라 자신만이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오리는 누군가가 자신의 알을 탐내려고 하면 공격적으로 변해 꽉 물어버린다.
결국 오리는 예쁜 알을 독차지 하려고 했으나 알들이 다 썩어 쓰레기로 전락하는 바람에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예전에 오리에게서 알을 달라고 부탁했으나 거부당한 동물 친구들은 오리의 행동이 인과응보라고 생각하고 오리에게서 멀어진다.
다행히 착한 너구리 청소부가 나타나 오리와 함께 썩은 알을 치우고 오리에게 ‘나눔’의 필요성을 알려주며 반성의 기회를 만들어준다. 이에 오리도 교훈을 얻어 다른 동물 친구들과 알을 나눠 가지며 화합한다는 결말이다.
오리처럼 행동하는 사람에게 너구리와 같은 존재가 적시에 나타나 도움을 주는 건 현실에서는 흔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실수와 잘못에 대한 반성의 기회는 있음을 표현하는 것으로 동화의 역할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아이에게서 슬슬 이기적으로 행동하려는 모습이 보인다면 이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누며 행동을 교정할 수 있게 하자.
POINT
아이에 가족, 친구 혹은 주변인들과 나눌 수 있는 게 무엇인지 물어보자. 단, 아이는 자신의 소유로 갖고 있는 것 중에서 말해야만 한다. 자신의 것을 타인과 나눌 수 있는 마음의 준비가 됐는지 확인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아직 아이가 아무것도 나누고 싶지 않다고 한다면 다그치기 보다는 질문을 바꿔서 아이가 갖고 싶은 다른 사람의 물건을 물어보자. 아이가 대답한 목록 중에 가져도 되는 것을 선뜻 내어주며 행동으로 보여주면 효과가 크다.
도서 : 꽉 / 글·그림 김나은 / 씨드북
김경림 키즈맘 기자 lim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