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질 것 많고 막막한 중간 세대를 위한 현실 경제학
마흔을 넘기면 삶이 달라지고, 삶을 바라보는 관점도 달라진다. 사회생활 경험이 쌓이며 책임질 것이 많아지고 선택할 것도 많아지기 때문이다. 더는 ‘나만 잘 살면 되는’ 삶을 선택할 수 없어진다. 젊었을 때는 ‘뜨거운 가슴’으로 분개하면서 살았어도, 마흔에 접어들면 좋든 싫든 현실과 타협하는 법을 깨닫게 된다. 삶에서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경제를 알고 싶다는 욕구도 생기게 된다. 현실의 어려움은 대부분 돈 문제기 때문이다.
경제학을 알려주는 책이나 강의는 쉽게 접할 수 있지만, 학문으로서 경제학은 이론을 다룰 뿐, 실제 삶에서 접하게 되는 경제와 관련된 궁금증은 해결해주지 않는다. 이 책은 경제 이론을 이야기하는 대신 실제 경제로 인해 벌어지는 삶의 문제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마흔 이후의 삶을 위한 답을 찾아본다.
마흔을 위한 경제학은 무엇이 다른가?
20대에게 필요한 경제학과 40대에게 필요한 경제학은 다르다. 20대에게는 경험이 부족한 만큼 이론이 도움이 된다. 하지만 40대에게는 수요와 공급, 자유경쟁 시장과 독과점 시장의 개념을 설명해보았자 큰 의미가 없다. 40대는 이론은 몰라도 경제를 몸으로 터득하고 있다. 직장에서는 간부나 관리자가 되었고, 돈을 모으거나 대출을 받아 사업을 시작하기도 하고, 집을 마련하고 자녀 교육을 고민할 나이다.
지금의 40대에게 필요한 것은 그동안 40대의 눈에는 쉽게 보이지 않았던, 그래서 간과해왔던 경제의 주요요소를 찾아서 설명해주는 것이다.'마흔을 위한 경제학'에서는 그 요소를 '취향'과 '기분','문화적 가치'로 압축했다. 이것들이 경제의전부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3가지는 지금의 40대가 경제에서 가장 쉽게 놓치고 있는 요소이며 점차 중요해질 요소다.
지금의 40대와 이전의 40대는 다르다. 이전에는 40대가 되면 삶이 어느 정도 안정되었지만, 지금은 40대조차 불안정한 현실과 불안한 미래 때문에 고민한다. 평생직장의 개념은 사라졌다. 40대에 회사를 그만두게 되면, 동종 업계에서 일하지 않는 이상 완전히 새로운 일을 시작해야 한다. 새로운 업종에 들어갈 때 40대는 20대 젊은이보다 불리하다. 게다가 책임져야 하는 가족이 있거나, 기존의 생활 수준을 유지하려면 20대처럼 일을 시작하지 못한다.
프리랜서로 나서든, 창업을 하든, 새로운 일을 하려면 20대처럼 조직의 '손발'역할을 거쳐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머리'역할을 해야 한다. 새로운 인생을 '손발'이 아닌 '머리'로 시작해야 한다면, 은퇴 전부터 문화적 가치를 깨닫고 그를 위한 문화적 소양을 쌓아놓아야 한다.
다행인 것은, 40대는 세상 물정을 파악하는 눈치가 발달해 있다는 것이다. 시행착오를 해도깨닫고 고치는 속도가 빠르다. 단순히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일의 완성도를 추구할 줄 아는 나이기 때문에, 새로운 일을 하더라도 완성도를 추구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완성도에 관한 통찰이 있다면 어렵지 않게 문화적 가치, 취향, 기분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우종국 |출판사 북카라반
이진경 키즈맘 기자 ljk-8090@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