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집들이 자리에 배달음식을 시킨 와이프가 창피하다”는 사연이 올라와 누리꾼들의 분노를 샀다.
30대 중반인 A씨는 “결혼 13년 차, 고생 끝에 내 집 마련에 성공해 직장동료들을 초대하고 싶었다”며 운을 뗐다.
맞벌이긴 하지만 토요일에도 3시까지 근무를 해야 하는 A씨는, 토요일 근무가 없는 와이프가 당연히 음식 장만을 해놓았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약속한 시간에 동료들을 데리고 집으로 향한 A씨는 도착하자마자 깜짝 놀랐다. 식탁에는 치킨, 족발 등 배달음식이 한 가득이었기 때문이다.
A씨는 “크게 바란 건 아니었다”며 “그냥 갈비찜이나 이런 걸 원했던 건데 상사들도 당황스러워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말 창피하고 (회사 동료들에게) 죄송해서 돌아버리는 줄 알았다”고 토로했다.
이에 400여개의 댓글이 달려 A씨를 비난했다. 그러자 “직장 동료에게 불쌍하게 산다는 말까지 들었다”는 A씨는 “다른 동료들은 집들이 할 때 손수 정성스럽게 차린 음식으로 대접했는데, 나는 배달음식을 대접해서 미안한 심정을 이해하느냐”고 항변했다.
누리꾼들은 “맞벌이인데 주말에 쉬지도 못하고 장 봐서 부엌일 해야 하나?”,“남의 집 집들이 가서 배달음식 줬다고 이상하게 생각하는 직장동료가 더 이상해요”,“전업인가 했더니 맞벌이? 집들이에 집만 구경시켜주면 되지, 잔칫상도 차려줘야 하나?”,“본인이 하자 했으면 본인이 (음식)차리지 그랬어요”라는 의견을 내비쳤다.
또 다른 지역 맘 카페에서는 “집들이에는 왜 꼭 상을 차려야 하나요”라는 B씨의 글이 올라왔다. B씨는 “집들이 하는 건 그렇다 치는데 음식 하는 건 부담이니 나가서 먹자니까 그건 예의가 아니라는 시어머니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럼 본인 아들보고 하라고 해야 하냐”며 “손 하나 까딱 안하는 남편이 꼴 보기 싫다”고 했다.
이에 카페 회원들은 “우리나라의 이상한 문화다, 난 전세 사는데 집들이 왜 안하냐고 하면 기분 나쁘다”,“우리도 (주변에서) 집들이 하라고 해서 했는데, 난 밥이랑 국만 하고 나머지 반찬은 어머님이 다 해 오셔서 집들이 했다”,“근처에서 맛 난거 먹고 집에서는 커피 한잔만 해도 된다”,“본인 집도 아니면서 왜 집들이를 하라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목소리를 냈다.
한편 집들이는 새 집으로 이사한 사람이 가족이나 친지, 지인들을 불러 집을 구경시키고 음식을 대접하는 우리나라의 풍습이다. 서양에서도 우리나라 집들이와 비슷한 ‘하우스 워밍 파티(housewarming party)’문화가 있다.
이진경 키즈맘 기자 ljk-8090@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