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산불 피해로 국가비상사태에 놓인 호주가 야생동물 구호에도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주 정부는 산불로 심각한 위기에 처한 '브러쉬 꼬리 바위왈라비'(brush-tailed rock-wallaby)들에게 대규모로 식량을 공수하는 이른바 '바위 왈라비 작전'을 전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왈라비는 호주의 상징인 캥거루와 외관이 흡사한 작은 동물이다. 왈라비의 한 종류인 브러쉬 꼬리 바위왈라비는 이미 지난 2012년에 멸종위기 취약(vulnerable)종으로 분류된 바 있다.
이들을 구하기 위해 지난 주 뉴사우스웨일스 주 정부는 2000㎏에 달하는 채소를 화재 피해 지역 곳곳에 투하했다. 맷 킨 뉴사우스웨일스 주 환경부 장관은 '왈라비 작전'이 화재 피해에 노출된 왈라비들의 생존과 개체 수 회복에 필요한 중요 작전이라고 설명했다.
킨 장관은 "화재피해 초기 조사에 따르면 브러쉬 꼬리 바위왈라비의 서식지 중 여러 곳이 불탄 것으로 드러났다. 왈라비들은 화재 자체에서는 생존했으나 주요 서식지인 바위 지대 근처 식물들이 불타 먹이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며 사태의 심각성을 알렸다.
주 정부는 고구마, 당근 등의 채소를 11곳의 왈라비 서식지에 투하했으며, 이 같은 식량 투하는 포식자 개체수 통제 활동과 더불어 왈라비 개체 수 회복까지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양한 토착 생물로 잘 알려진 호주는 이번 화재에 대규모 야생동물 피해를 입었다. 크리스 딕먼 시드니대학 생태학 교수 등에 따르면 1억 마리 이상의 호주 야생동물이 직·간접적 산불 피해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 주에서도 수만 마리의 코알라가 사망하는 등 여러 동물 종이 심각한 위기에 놓여 있다.
인명 피해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지난 주말에는 호주 빅토리아 주에서 화재 진압 중이던 소방관 1명이 순직하면서 현재까지 호주 산불로 인한 총 사망자 수는 27명을 기록했다.
방승언 키즈맘 기자 earny@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