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타임즈 기고가 폴 언더우드는 최근 미국의 여러 아동 교육 전문가들과 함께 아동 대상 미디어 교육의 방법을 논의하고 그 내용을 뉴욕 타임즈 육아(parenting) 섹션에 게재했다. 해당 토의에는 아동 전문 미디어 교육기관이자 매체인 커먼센스미디어, 미국소아과학회, 그리고 몇몇 아동심리학자들이 참여했다. 그 내용을 간추려 소개해본다.
8살까지는 기다리자
커먼센스미디어는 아이가 7살(한국나이 8살)이 되기 전까지는 언론 보도 노출을 삼갈 것을 권장한다. 질 머피 커먼센스미디어 편집장 겸 부사장은 "아동발달학 상의 문제다. 8세 미만의 어린 아이의 경우 트라우마가 될 수 있는 정보를 알려주는 것은 절대 좋은 생각이 아니다"고 전했다.
이는 해당 나이대의 아동이 진짜 사건과 가짜 사건, 가까운 곳에서 일어난 일과 먼 곳에서 일어난 일, 실현 가능성이 높은 일과 매우 낮은 일을 잘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먼 나라에서 일어난 끔찍한 재난이 당장 동네에서도 똑같이 일어날까 걱정하기도 한다.
안심시키고 설명하자
뉴스를 직접 보지 않더라도 아이는 어디서든 무서운 뉴스를 접하고 불안해 할 수 있다. 우연히 뉴스 방송 예고편을 보거나 어른들의 대화를 엿듣는 등 그 경로는 다양하다. 이 경우 부모는 되도록 가벼운 태도로 접근하는 게 좋다. 과도한 설명은 아이에게 혼란을 줄 수 있으니 지양하고, 거꾸로 아이가 알고 있는 바를 물어보도록 한다.
8세 이상 아이들의 경우 어떤 사건을 접했을 때, 그것이 자신에게도 일어날지 여부에 가장 관심이 많다는 점에 유의하자. 예를 들어 최근 폭발한 화산에 관한 뉴스를 듣고 겁에 질렸다면, 화산폭발의 위력이나 위험성 보다는 당장 근처에서 화산폭발이 일어날 일은 없다고 알려주고 안심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렇다면 실제로 위협이 되는 뉴스는 어떻게 할까? 이를테면 전국에 강한 태풍이 예보될 수도 있다. 이 때는 아이에게 대책이 세워져 있다고 말 해주고 안전하다는 확신을 심어주도록 하자.
아이는 부모의 감정 변화에 민감하다
때로는 부모가 갑자기 슬프거나 기분 나쁜 뉴스를 접하기도 한다. 문제는 자녀들이 부모의 언짢아진 기분을 금세 알아챈다는 사실이다. 전문가에 따르면 아이들은 영아 시절부터 부모의 표정을 읽고 감정을 파악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따라서 부지불식 간에 드러내고 만 불편한 감정을 자녀에게 잘 설명해줄 필요가 있다. 무슨 나쁜 일이 생긴 건 아닌지 아이가 물어본다면, 최대한 단순한 표현을 통해 상황을 간략히 설명해주도록 한다. 이를테면 "우리가 잘 모르는 사람이 다쳤대"라고 말 해주는 식이다.
올바른 매체 소비 습관의 본을 보여라
자녀들은 흔히 부모의 식습관을 본받는다. 뉴스 소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부모가 먼저 언론을 올바로 소비하는 모범을 보이면, 아이들은 여기에 긍정적 영향을 얻는다.
미시간대학교 소아과학 조교수인 제니 라데스키 박사는 방해요소가 없는 환경에서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뉴스를 소화하는 모습을 부모가 직접 보여 주라고 조언한다. 라데스키 박사는 "그것이 우리가 아동·청소년에게 권장하는 미디어 소비 습관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아이들이 언론 보도를 접할 때 딴짓을 하거나, 관심있는 기사제목에만 선택적으로 반응하거나, 기사를 덜 읽은 채 분노의 트윗을 날리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방승언 키즈맘 기자 earny@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