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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발 노출사진' 찍힌 여성 체스 심판…"이란 귀국 않겠다"

입력 2020-01-16 14:36:48 수정 2020-01-17 15:5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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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활동 중 '히잡 미착용'으로 인해 자국민들에 크게 비난 받은 이란 출신 여성 체스 심판이 귀국을 포기하고 해외에서 커리어를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올해 32세의 쇼흐레 바야트 심판이 이처럼 과감한 결정을 내리게 된 계기는 단 한 장의 사진이다.

바야트는 전 세계에 몇 명 뿐인 세계체스연맹(FIDE) 공인 총심판(Chief Arbiter)이다. 그런 바야트는 최근 러시아와 중국의 주최로 열린 2020 여성 세계 체스 챔피언십에 심판으로 참여했다가 찍힌 사진으로 곤경에 처하게 됐다.

문제가 된 사진은 상하이에서 열린 경기 중 촬영됐으며 바야트의 머리카락이 상당 부분 드러나 있었다. 이 사진이 온라인 상에 먼저 게재된 이후 이란의 국영 매체에까지 보도되면서 바야트는 이란 사회의 뭇매를 받았다.

바야트는 당시 자신이 히잡을 착용하고 있었지만, 촬영된 각도상 히잡이 보이지 않았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미 이란 매체들은 그의 행동을 맹렬히 비난하고 나선 후였다. 바야트는 "휴대전화를 켜서 확인해보니 나의 사진이 온갖 이란 매체에서 보도되고 있었다. 매체들은 내가 히잡 문화에 저항하는 의미로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란의 이슬람법은 히잡 미착용 행위를 강력히 규제한다. 바야트는 "(히잡 착용은) 매우 심각한 이슈다. 이란에는 히잡 때문에 수감된 사람들이 많다. 어쩌면 이란 매체들이 나의 이번 사례를 본보기 삼으려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바야트는 모든 국제경기에서 항상 히잡을 착용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바야트는 자신의 대외적 행동과는 상관 없이, 궁극적 차원에서는 여성들에게 복장의 자유가 주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는 "여성에게도 자신의 복식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주어져야 한다. 히잡은 강요돼서는 안 된다"며 소신을 밝혔다.

BBC 보도에 따르면 이란 체스 협회는 바야트에게 이란 정부에 사과할 것을 권했지만, 바야트는 거절했다. 반대로 바야트 또한 이란체스협회 측에 이란 정부에 선처를 호소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협회 역시 거절했다고 바야트는 주장했다.

한편 이란에 있는 바야트의 가족들은 바야트가 이란에 돌아올 것을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바야트는 결국 해외 체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야트의 아버지는 현지 뉴스에 출연, "바야트가 자신이 귀국할 경우 활동을 계속하기 힘들 것 같다며, FIDE의 도움으로 외국에서 심판활동을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고국으로 돌아가기 힘들다는 사실이 확실해진 이후 바야트는 히잡을 완전히 벗어던진 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이어진 체스 대회 심판 활동을 계속했다.

한편 2016 리우 올림픽 태권도 경기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며 이란 사상 최초의 여성 메달리스트가 된 알리자데 제누린 역시 최근 이란을 떠나 네덜란드로 이주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는 SNS를 통해 "나는 억압받는 수많은 이란 여성 중 하나였다"며 "나는 그들(이란 정권)이 요구하는 대로 입고, 말해야 했다"며 억압받는 이란 여성인권의 실태를 고발했다.

(사진 = FIDE)

방승언 키즈맘 기자 earny@kizmom.com
입력 2020-01-16 14:36:48 수정 2020-01-17 15:53:11

#여성인권 , #히잡 , #체스 , #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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