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피해에 신음하는 호주에 전 세계의 구호 노력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호주 대니얼 앤드루스 빅토리아주 주지사가 “구호활동에 오히려 방해가 되고 있다”며 의류 및 음식 기부를 중단해줄 것을 전 세계에 요청하면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그런데 이처럼 도움의 손길이 오히려 해를 입히고 만 안타까운 사건이 또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구호단체 ‘애니말리아 와일드라이프 셸터’는 최근 ‘아니’라는 이름의 산불 피해 코알라에게 생긴 불의의 사고를 전하며 봉사자들의 주의를 촉구했다.
아니는 산불로 어미를 잃고 약간의 화상을 입은 채 구조됐지만 봉사자들이 잘못된 방식으로 물을 먹여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호단체 측은 페이스북을 통해 “봉사자들은 그저 도우려고 했을 뿐이다. 그들은 그저 코알라에게 그런 음수 방식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몰랐을 뿐”이라고 밝혔다.
단체는 “코알라들은 주로 유칼립투스 잎을 통해 수분을 섭취하며 물을 직접 마시지 않는다. 만약 물을 마셔야 한다면 코알라들은 바닥에 엎드려 혀로 물을 조금씩 핥아 먹는다. 봉사자들은 이 점을 알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어 “코알라가 고개를 든 채 물을 한번에 너무 많이 마시게 되면 물이 폐에 들어가 흡인성 폐렴이 발생해 죽을 수 있다. 아니 또한 그런 이유로 목숨을 잃었다”고 덧붙였다.
단체는 다른 코알라들은 같은 피해를 당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아니의 사례를 알리게 됐다고 전했다. 이들은 “사람들이 가장 적절한 방법으로 도움을 주길 바란다”며 "코알라에게 물을 줄 때는 물그릇을 바닥에 두고 코알라가 바닥을 바라본 자세에서 물을 스스로 먹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방승언 키즈맘 기자 earny@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