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부모가 자녀의 성공을 칭찬하고 실패를 꾸중하는 훈육 방식을 선택한다. 그러나 칭찬이든 꾸중이든 의외의 부작용을 낳을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이달 초 제시 그로스 뉴욕타임즈 저널리스트는 미국 저명 심리학자들의 말을 빌어, 자녀를 칭찬할 때의 유의점과 '실패하는 법'을 가르치라는 조언을 전했다. 내용을 요약해 옮긴다.
자녀의 '지능' 칭찬해선 안 돼
우선 칭찬의 방법부터 알아보자. 아동 전문가들은 자녀의 '지능'을 칭찬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언뜻 보기에 이해가 잘 안 되는 말이지만 캐롤 드웩 스탠포드 대학교 심리학 교수는 '성장형 사고방식'(growth mindset)과 '고정형 사고방식'(fixed mindset)이라는 두 가지 용어로 이를 상세히 설명했다.
드웩 교수에 따르면 성장형 사고방식이란 노력을 통해 자기 능력을 개선할 수 있다는 관념이다. 반면 '고정형 사고방식'은 개인의 능력이 선천적으로 정해진 것이기 때문에 변화시킬 수 없다는 관념을 말한다.
그런데 자녀의 '지능'이나 기타 '능력'을 칭찬할 경우, 자녀는 자신도 모르게 '고정형 사고방식'의 영향을 받는다. 예를 들어 아이가 어려운 문제를 풀었을 때 '똑똑하다'고 칭찬한 경우, 아이는 일단 기분이 좋겠지만 나중에 다른 문제를 틀렸을 때 자신이 '똑똑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
'실패하는 법' 가르치기
칭찬의 방식보다 자녀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도 있다. 바로 자녀의 실패(혹은 미진함)를 대하는 부모의 태도다. 드웩 교수와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교 카일라 하이모비츠 박사가 공동으로 진행한 2016년 연구에 따르면 자녀를 칭찬하는 방식보다는 자녀의 실패를 대하는 방식이 자녀에게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연구에 따르면 부모가 실패를 부끄러운 것으로 대할 경우, 자녀들이 자기 실패를 잘 받아들이지 못하고 탈선할 수 있다. 심지어 자녀의 실수를 위로해 줘도 이런 일이 일어난다. 예를 들어 수학을 어려워하는 자녀에게 부모가 위로와 격려의 차원에서 '수학을 못하는 사람도 있는 법'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자녀에게 이 말은 '너의 능력은 이미 정해져 있고, 바꿀 수 없다'는 의미로 다가오게 된다.
결론적으로, 자녀에게 무슨 말을 해준다 한들 자녀가 실패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 따라서 부모의 역할은 자녀의 성과보다 노력을 칭찬하고, 자녀가 크고 작은 실패를 편한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이를 위한 하이모비츠 박사의 조언을 몇 가지 소개한다.
과정에 대해 질문하라
'성장형 사고방식' 이론이 주류로 받아들이지면서 만들어진 훈육 방침이 바로 자녀의 '지성'보다 '노력'을 칭찬하는 것이다. 주의할 것은 자녀가 어떤 노력을 했는지 잘 알아야 한다는 점이다. 자녀가 숙제를 5분만에 해치워버렸는데 부모가 '수고했다'고 칭찬한다면 아이는 겉치레 뿐인 칭찬에서 아무것도 느낄 수 없다. 더 좋은 방법은 자녀가 과제를 '어떻게' 수행했는지 물어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 문제는 어떻게 풀었어?"라는 식의 질문을 던져 보자. 이를 통해 자녀 고유의 학습 태도를 알아내고, 앞으로 자녀를 어떻게 격려할지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가까이에서 관찰하라
자녀가 학습이나 과제를 하면서 어떤 행동을 보이는지 관찰하고, 그 중에 격려할 만한 부분을 찾자. 예를 들어 무엇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 집중력을 칭찬하자. 책을 읽으며 질문을 많이 한다면, 질문하는 자세를 칭찬하자. 이런 방식으로 자녀의 긍정적 행동이 더 잦아지도록 유도할 수 있다.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라
누구나 실수를 한다는 사실을 몸소 보여주자. 이를테면 아이와 대화할 때 부모 자신이 하루 동안 저지른 실수를 말해주고 그러한 실수에서 얻은 교훈이나 해결법을 말해주자. 부모가 자신의 실수를 아이와 더 많이 공유하고 극복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는지 알려준다면 자녀도 보고 배울 것이다.
시행착오의 기회를 마련해줘라
아이들이 의미있게 도전할 만한 숙제를 만들어 주자. 그리고 아이가 도전하면서 겪은 실수와 실패의 내용을 부모에게 이야기 할 수 있도록 해주자. 이를테면 아동용 퍼즐을 주고 스스로 맞춰 보도록 권하는 방법 등이 있다.
방승언 키즈맘 기자 earny@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