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한 여성이 생리컵으로 인한 박테리아 감염으로 두 발과 손가락 18마디를 잃은 것으로 알려져 생리컵 사용자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0일(현지시간) 프랑스 매체 르 파리지엥은 지난해 4월 생리컵 사용 중 독성쇼크증후군(toxic shock syndrome)으로 인해 치명적인 신체 손상을 입은 프랑스 루아르아틀랑티크 주 36세 여성 상드힌 그하누의 사연을 소개했다.
독성쇼크증후군은 주로 탐폰을 사용하는 여성에게서 예기치 않게 일어난다. 탐폰이나 생리컵의 착용 시간이 길어질 경우 체내에서 발생하는 유해 박테리아로 인해 나타나는 증후군이다. 초기증상은 구토, 설사, 갑작스러운 고열, 햇볕에 탄 듯한 발진, 점막출혈, 어지러움 등이며, 치료를 받지 않으면 쇼크 상태에 이를 수 있다. 신장이나 폐부전이 급속하게 진행될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어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사건 당일 그하누는 적어도 수 시간 동안 생리컵을 착용하고 있었다. 월경이 끝나가고 있었고 자녀들에게 저녁을 준비해 주는 등 바쁜 와중이었기에 미처 신경을 쓰지 못한 것이다.
독성쇼크증후군이 발생하면서 그하누는 처음엔 약한 복통을 느꼈으며, 이내 증상이 심해져 인근 병원을 다급히 찾았다. 그러나 의료진의 노력에도 독소는 신장, 폐, 간으로까지 퍼졌고 결국 그하누는 두 발과 손가락 마디 대부분을 잃는 큰 피해를 입고 말았다. 9개월이 지난 지금 그하누는 의족을 이용한 재활 치료에 돌입했다.
그하누는 생리컵의 사용 설명서나 포장 박스에 생리컵을 얼마나 오랫동안 체내에 두어도 되는지 제대로 명시돼 있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생리컵들을 보면 4시간, 혹은 12시간까지 착용 가능하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며 생리컵 사용시 유의사항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알려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런 그하누의 바람대로 지난 20일(현지시간) 프랑스 식품환경위생노동청(ANSES)은 생리컵 및 탐폰 생산 기업들에게 적절한 착용 시간을 보다 명확히 표기할 것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내에서는 2018년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탐폰 및 생리컵의 안전한 사용 방법을 담은 동영상을 배포하고, 생리컵 사용시 드물게 독성쇼크증후군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식약처는 해당 증후군이 의심될 경우 즉시 생리컵을 제거하고 전문의와 상의해야 하며, 증후군 경험자는 생리컵을 사용하지 말라고 전했다.
방승언 키즈맘 기자 earny@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