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폭(열등감 폭발의 줄임말)'이라는 단어가 일상적으로 쓰일 정도로, 열등감은 인간이 가질 수 있는 흔한 감정이다. 하지만 흔한 감정이라고 해서 다루기 쉬운 감정은 결코 아니다. 때때로 열등감은 무기력증을 유발하고 정신적인 괴로움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결혼한지 3년된 A씨도 최근 열등감으로 인해 마음이 뒤숭숭했다. A씨의 오래된 친구가 부잣집에 시집을 가고 난 이후부터였다.
들리는 바에 의하면 친구의 시댁도 잘 살지만, 남편의 사업 순수익이 년간 몇십억이라는 것이었다. 친구가 살게 된 강남 집은 드라마 속에 나올 법할 정도로 휘황찬란했다.
A씨는 "친구는 전업주부이고 말 그대로 사모님이다"라며 "친구가 자기관리 잘 해왔으니 그만한 대가를 얻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친구가 사는 집의 재산을 알고 나니 단순히 부러운 게 아니라 아무리 발버둥쳐서 노력한다 해도 자산이 몇백억인 친구를 따라잡을 수는 없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우울해졌다고 고백했다.
A씨는 "저와 남편 수입도 합치면 년 억이 넘는다"면서 "열심히 살고 있고 나쁘지 않게 산다고 생각했는데, 결혼 후부터 친구와 저를 비교하게 되고 열등감과 자격지심에 사로잡히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릴 적부터 함께 해온 친구이고 모든 것이 비슷할 줄 알았는데, '넘사벽'이 되어버리니 힘들다"고 토로했다.
게다가 한번 열등감이란 감정을 인식하자, 친구가 말하는 사소한 것들 하나하나가 불편해졌다.
A씨는 "작년에 명품가방 하나를 샀는데, 이후에 친구가 똑같은 디자인의 더 큰 가방을 샀다"고 했다. 그런데 친구가 A씨에게 "가격이 100만원 이상 차이 나는데, 너 가방은 얼마더라?"라고 말하자 A씨는 '나 보라고 일부러 똑같은 가방 더 비싼걸로 샀나, 내 가방은 더 저렴하다는 걸 굳이 말해주고 싶었나'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이번에 어디 가는데 호텔이 얼마짜리야~","비행기 1등석으로 갔다왔어", "남편이 또 차를 바꿨어","모임 갔는데 연예인 누가 왔어"라는 친구의 말들이 귀에 거슬리기 시작했다.
그럴때마다 A씨는 "겉으로는 '좋겠다'하면서 맞장구를 쳐주지만 굳이 알고 싶지 않은데 다 말하는 친구가 자랑하는 것 같아 스트레스 받는다"고 했다.
A씨는 "사실 친구는 착하고, 저를 특별하게 생각해주는 사람이다. 다만 이런 제 자신이 점점 못나보여 힘이 든다"면서 "친구가 잘 사는 걸 인정하고 싶은데 어떻게 진심으로 축하해 줄 수 있을까요?"라는 글을 모 커뮤니티 사이트에 게재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더 비싼 가방 사와서 친구한테 굳이 콕 집어 얘기하는게 착한건가요? 의도가 있었다면 나쁜거고, 없었다면 배려없는 사람이에요","자기 자랑 늘어놓으며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맛에 사는 것 같네요", "그 친구는 시댁 레벨의 사람들과는 못 어울릴거에요. 그러니 님 붙잡고 은근한 갑질 중이죠","자격지심은 저 친구가 더 심한 것 같네요"라는 의견을 보였다.
한편, 전문가들은 열등감 극복을 위해 열등감이 지금의 자신보다 더 나은 삶으로 나아지기 위한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할 것, 완벽한 나라는 허상에서 벗어날 것, 나의 긍정적인 장점을 찾아 칭찬해줄 것, 열등감을 느끼는 감정을 받아들이고 더 나아지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실행할 것을 권하고 있다.
이진경 키즈맘 기자 ljk-8090@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