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집안 사정으로 급식비를 내지 못하는 친구들을 위해 놀라운 선행을 한 미국의 8세 소년이 찬사를 받고 있다.
CNN 등 외신들은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주 밴쿠버 지역의 벤자민 프랭클린 초등학교에 다니는 케오니 칭의 사연을 소개했다.
미국 초등학교들의 미납 급식비 문제는 곳곳에서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일부 주에서는 급식비 납부에 상관 없이 학생들에게 점심이 제공되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급식비 미납 아동들의 점심식사가 여러 형태로 제한되기도 한다.
칭은 학교에서 진행하는 '선행 주간' 행사에 맞춰 진행할 개인 프로젝트를 고민하던 중, 미납 급식비에 고통 받는 친구들을 위한 선행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칭이 생각해낸 방법은 부모님과 함께 열쇠고리를 만들어 판매하고, 그 수익금으로 친구들의 미납 급식비를 충당하는 것이었다.
칭의 '사업'이 알려지자 곧 수제 열쇠고리 주문이 300건 정도 쏟아졌다. 칭은 금세 4015달러(473만 원)의 성금을 모을 수 있었다.
판매량에 비해 많은 성금이 모일 수 있었던 것은 일부 구매자들의 너그러운 씀씀이 덕분이었다. 칭의 어머니 에이프릴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주변에 나눠주겠다며 100달러 어치의 열쇠고리를 주문하는 분도 있었고, 단 한 개를 사고 100달러를 주는 분도 있었다"며 시민들의 따뜻한 마음에 감사를 표했다.
칭은 4000달러 성금을 전액 학교에 전달했다. 학교 측은 그 중 500달러로 현재 미납된 급식비를 갚은 뒤, 향후 발생하는 미납액에 사용하기 위해 500달러를 별도 기금으로 지정해두었다. 3000달러는 주변 6개 학교에 보내 급식비로 사용하게 했다.
우디 하워드 벤자민 프랭클린 초등학교 교장은 "우리 학교 급식비는 2달러(2350원)에 불과하지만 아이가 많거나 다른 어떤 이유로 급식비 납입을 못할 경우 미납 금액은 금방 쌓이고 만다"며 "칭의 선물은 여러 가정이 느끼는 (경제적) 압박을 줄여줄 것"이라고 전했다.
방승언 키즈맘 기자 earny@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