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명 방송인 겸 언론인 피어스 모건이 봉준호 감독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작품상 시상 이유가 아카데미의 위선적인 ‘다양성 존중’에 있다고 주장했다.
종종 논란이 될 만한 언행으로 구설수에 올라왔던 모건은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10일(현지시간) 기고한 사설에서 이와 같이 발언했다.
모건은 각각 남우주연상과 남우조연상을 받은 와킨 피닉스(호아킨 피닉스)와 브래드 피트의 수상소감이 정치적이었다는 사실에 불만을 표현하는 등 어제 있었던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이 ‘사상 최악의 오스카 시상식’이었다고 평가했다.
모건에 따르면 아카데미는 남성들만을 감독상 후보에 올리고 연기상 후보 역시 거의 백인들만으로 가득 채울 만큼 아직도 보수적이지만, 범성애자 흑인 여성 아티스트 자넬 모네를 축하공연에 기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다양성 존중을 위장했다.
모건은 이번 시상식에 대해 “늙은 백인 남자 투표위원들로 가득한 아카데미라는 조직이, 다양성 전파에는 한 치의 관심도 없으면서 성차별주의 및 인종차별주의 집단으로 몰리지는 않고 싶어하는, 모종의 절박함이 느껴졌다”며 “슬프게도 기생충이 작품상을 수상한 것 또한 그런 이유 때문이라고 의심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제 아카데미는 비영어권 영화가 최고상을 수상했다는 사실, 그리고 십 수 명의 한국인들이 의기양양하게 시상대 위에서 자축했다는 사실을 들먹이며 자신들이 다양성을 응원한다고 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모건은 영화 기생충 관련 인물들에 대해서는 호의적 태도를 보여왔다. 일례로 최근 미국 방송인 존 밀러가 한국말로 수상소감을 한 봉준호 감독을 두고 ‘이런 사람들이 미국을 파괴한다’고 말한데 대해 모건은 트위터에서 밀러를 ‘인종차별주의자’라고 강력 비난했다. 또한, 봉준호 감독과 동행하며 통역을 맡고 있는 최성재(샤론 최)에 대해서도 ‘칭송받지 못한 영웅’(unsung hero)이라며 격찬했던 바 있다.
(사진 = 위키피디아)
방승언 키즈맘 기자 earny@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