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 손녀를 잘 먹이고 싶은 조부모들의 마음은 만국 공통인 모양이다. 미국 과학자들이 9개 국가의 기존 연구를 분석한 결과 조부모가 돌본 아동들의 비만 비율이 높다는 사실을 알아내 시선을 끈다.
미국 워싱턴대학교 산하 교육기관 브라운스쿨의 연구팀은 미국 외 8개 국가에서 진행된 23개의 연구 논문을 분석해 이같은 결론을 도출했다고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조부모가 돌보는 아동들은 다른 아동들에 비해 비만이 될 확률이 무려 30%가량 더 높았다.
연구팀은 조부모가 아동의 식습관, 신체활동, 건강에 대한 인식 등 다방면에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논문 주요 저자 안 뤄펑 조교수는 "조부모는 손자, 손녀에게 평생에 걸쳐 도움이 될 가르침을 준다"면서도 "그러나 조부모의 보살핌이 일부 부정적 영향도 미칠 수 있다는 사실 역시 간과할 수 없다"고 전했다.
안 조교수에 따르면 일부 조부모가 아동의 비만을 유도하기 쉬운 이유는 '몸집이 클수록 건강하다'는 인식이 아직도 남아있기 때문이다. 조부모들은 애정 표현의 일환으로 자녀에게 많은 양의 음식을 자주 권하며, 사탕이나 튀김 등 아동이 선호하는 음식을 제공할 확률이 높다.
안은 이러한 현상이 미국, 영국, 중국, 일본 등 다양한 문화권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에 놀랐다고 밝혔다. 그는 "젊은 시절에 굶주렸던 기억이 있는 많은 노년층에게 풍족함과 풍성한 식사는 중요하게 여겨진다. 이러한 가치관이 정 반대로 식량의 과다공급 문제를 겪고 있는 손자, 손녀 세대에게 대물림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아동비만(Childhood Obesity) 저널 최신호에 게재됐다.
방승언 키즈맘 기자 earny@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