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전국이 비상 상황인 가운데, 돌잔치를 강행하는 가족때문에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는 사연이 모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26일 한 커뮤니티 사이트 게시판에는 "이 시국에 셋째 돌잔치 하는 도련님네" 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는 "남편의 셋째 동생네가 다음주 일요일에 돌잔치를 한다"면서 "150명 석을 벌써 예약했다는 걸 보니 친척들만 초대한 것이 아닌 듯 싶다"고 했다.
시가에 별 악감정이 없다는 그는 시부모님도 좋으시고 도련님도 착한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셋째 돌잔치를 강행한다는 순간부터 온갖 정이 떨어졌다고 고백했다.
현재 딸 둘을 키우고 있다는 그는 "도련님네 셋째 아들이 이 집 장손이라서 어쩔 수 없이 한다고 했다"면서 "그 장손 때문에 우리 딸들이 바이러스 균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곳에 가서 뷔페를 먹어야 하냐"며 분노했다.
더욱 화나는 건 남편의 태도였다. 확진자 중에 16개월 아기도 있다고 말하니 남편이 "밥먹지 말고 그냥 인사만 하고 오자"고 제안했다는 것이다.
작성자는 "현실적으로 그게 되냐"면서 "애초에 돌잔치를 안하면 되지, 결혼식도 미루는 마당에 돌잔치를 하는게 정상인가요?"라며 네티즌들의 의견을 구했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어떻게 돌잔치를 할 생각을 했을까", "진정 장손이 귀하다면 시댁에서는 지금 돌잔치 취소가 우선입니다", "욕먹을라고 작정했나보네요","첫째도 아니고 셋째 돌잔치요? 거길 왜가요?", "돌잔치에 초대받은 사람들은 또 뭔죄입니까" 라는 댓글을 달며 돌잔치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코로나19가 대구 경북 지역의 무더기 확진자를 중심으로 전국 확산되는 추세에 따라 결혼식을 비롯해 돌잔치 등 각종 모임이 취소되고 있다. 인터넷 맘카페 곳곳에서는 "4월말 돌잔치 예약 다 해놓고, 답례품까지 다 사놨는데 코로나가 점점 더 심해져 큰일이다", "3월 말에 가족 친척만 모아두고 돌잔치를 하려고 하는데 다들 예민한 상태라 취소해야 할지 모르겠다"라는 글이 실시간으로 올라왔다.
행사를 주최하는 측 뿐만아니라 초대받은 쪽도 난처하긴 마찬가지다. "단짝 친구의 아들 돌잔치가 어제 있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참석을 못했다, 전염력이 강하다고 해 너무 불안하다","돌잔치 초대를 받았는데 당황스러웠다"라는 네티즌들의 의견도 많았다.
돌잔치나 결혼식이 줄줄이 취소되는 상황에서 위약금 분쟁 논란도 일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5일까지 돌잔치 관련 위약금 피해구제 신청은 27건, 예식장 관련은 7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크게 늘었다. 하지만 업체들마다 위약금의 기준이 다르고 전염병 환불 규정이 별도로 없는 탓에 소비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정부는 오는 28일 국회에서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여야 대표회동을 갖고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27일 오전 9시를 기준으로 국내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1500명을 넘어선 상황에서 국민들의 우려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진경 키즈맘 기자 ljk-8090@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