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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전문가 "홍콩 반려견 양성 판정, 걱정거리 아냐"

입력 2020-03-02 16:17:52 수정 2020-03-02 16: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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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한 확진자 여성이 키우던 반려견의 신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는 소식으로 인해 반려견들의 감염 가능성에 관한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영국 전문가들이 '불필요한 걱정'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지난달 말 홍콩 농수산환경청은 홍콩시 60대 감염자의 반려견 입과 코에서 채취한 샘플 검사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해당 반려견을 격리조치했으며, 추후 실시한 2차 검사에서도 양성 반응이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HO)는 홍콩 당국과 함께 반려견이 실제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인지, 아니면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입과 코가 바이러스에 오염됐을 뿐인지 확인하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부 해외 전문가들은 해당 반려견이 실제로 감염됐을 확률은 지극히 낮다고 말했다. 조나단 볼 영국 노팅엄대학교 분자바이러스학 교수는 해당 사건이 "누군가의 옷소매에서 바이러스가 발견된 것과 똑같은 상황"이라고 정리했다. 그는 "우리는 진짜 감염과 단순한 바이러스 검출을 서로 구분해야만 한다. 이 두 가지는 서로 매우 다르다"고 말했다. 신체 표면에서 바이러스가 발견됐다고 해서 이것이 반드시 '감염'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또한 볼 교수는 "애초에 왜 반려견을 검사했는지 개인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그토록 짧은 시간에 바이러스가 개를 감염시켰다가 다시 인간을 감염시킬 만큼 많은 변이를 일으킬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고 말했다.

지난달 초 닐스 페더슨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데이비스 캠퍼스 수의학 박사 또한 코로나19의 동물 감염 가능성은 낮다고 주장했던 바 있다. 온라인으로 공개한 글에서 페더슨 박사는 "코로나바이러스는 사실상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 종에게서 발생하며, 일반적으로 눈에 안 보이거나 일시적인 장관·호흡기 감염을 일으킨다"며 "이러한 감염은 특정 종에 한정해 일어나는 경향이 강하며, 서로 다른 종 간의(cross-species) 전이는 흔하지 않다"고 적었다.

한편 볼 교수는 언론들이 무책임한 보도로 공포를 확산시켜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반려견의 검사 결과가 '약한 양성'이라고 하는데, 이는 어차피 누군가에게 감염을 일으킬 수도 없을 만큼 적은 양이라는 뜻"이라며 "감염자가 오염시킨 일반적 사물과 비교해 (반려견이) 특별히 더 위험할 부분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더 나아가 해당 반려견의 감염 가능성을 제기한 언론 보도에 대해 "매우 무책임한 일"이라며 "아무런 증거도 없으면서 반려견들이 코로나19에 감염돼 바이러스를 확산할 수도 있다는 식의 집단 공포를 유발해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방승언 키즈맘 기자 earny@kizmom.com
입력 2020-03-02 16:17:52 수정 2020-03-02 16: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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