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부부 사이일지라도 개인의 취향이나 취미는 존중해 주는 것이 가정 내 평화를 위한 지름길이다. 하지만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배우자의 취미생활이 때로는 상대방을 지치게 만들기도 한다.
최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남편의 특이한 취미생활로 지쳐간다"는 사연글이 올라왔다.
결혼한 지 4년차 라는 A씨는 연애 시절 남편의 이야기부터 꺼냈다. A씨의 남편은 연애할 때부터 곤충 수집을 좋아했기 때문에 살아있는 거미나 전갈 등을 키우곤 했다고.
두 사람은 결혼하기 전 한 가지 약속을 했다. A씨는 남편에게 "벌레 같은 거 난 키우기 싫으니까 키우지 말아줘"라고 했고, 남편은 "너가 싫다면 안 키울게"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결혼 3개월 후, 남편은 함께 사는 집 안에 한 마리, 두 마리씩 벌레들을 가져오더니 아예 방 하나를 '벌레방'으로 만들어버렸다.
'벌레방'에는 사슴벌레를 위한 톱밥 때문에 날파리들이 꼬이고, 버섯포자를 먹는 곤충들 때문에 퀘퀘한 곰팡이 냄새도 심하게 났다.
A씨는 "아기 생기기 전까지는 저도 포기하다시피 손을 놨고, 아예 그 방엔 들어가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결혼 1년 만에 아이가 생기면서 남편은 또 다시 "아기가 태어나기 전에 곤충들을 다 치우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약속을 지키는가 싶던 남편은 곤충을 치우더니 갑자기 물고기에 빠져서 어항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그냥 작은 어항이 아닌, 거대 어항 5개가 떡하니 집 안을 차지해 온통 물비린내가 가득했다. 그러더니 점점 예전의 습관이 돌아와 어느새 집 안 거실은 도마뱀 세 마리와 거미가 다 차지해버렸다.
참다 못한 A씨는 남편에게 "여기가 너 혼자 사는 집이냐, 내 배려도 좀 해달라"고 말했지만 남편은 "너 말대로 너 혼자 사는 집 아니니까 내가 하는 것 좀 내버려둬"라고 대답했다.
A씨는 "이제는 암컷 도마뱀까지 데려와서 알까지 번식시키겠다고 한다"면서 "너무 지치는데, 이런 걸로 이혼하면 사소한 걸까요"라는 하소연 글을 남겼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취미가 맞으면 좋겠지만, 저렇게 일방적인건 잘못이다", "한눈 파는 사이 애기가 파충류한테 잔뜩 물리면 누가 책임지나요","결혼 전에 했던 약속하나 못 지키는 남자랑 왜 살죠?","고양이나 개는 몰라도 벌레나 도마뱀은 좀...이혼 사유 아닌가요", "지금까지 버티고 산게 용하네요, 치울 때까지 친정 가 있으세요"라는 댓글을 남겼다.
이진경 키즈맘 기자 ljk-8090@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