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부정맥을 진단받은 임산부에게 마취나 엑스레이 촬영 없이 심장 내 초음파만을 사용하여 시술을 성공한 사례가 나왔다.
환자는 심한 어지럼증으로 인해 지난 7년간 공황장애 약물을 복용해 온 임산부로, 최근 임신 20주 차에 접어들자 실신 증세가 나타나고 어지럼증이 심해지는 등 일상생활이 힘들어졌다.
심각한 상황임을 인지한 부부는 심장내과에 갔고, 심실빈맥을 진단받았다. 심실빈맥이란 심장의 심실에서 비정상적으로 빠른 맥이 시작되는 환으로, 이 때 심장이 이완되지 않아 피가 심장 안에 모이지 않게 된다.
심실빈맥은 저혈압, 어지럼증을 일으키고 심하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부정맥 중에서도 악성으로 꼽힌다.
부부는 한 병원에서 환자가 당장 심장이 멈출 수도 있을 만큼 위험한 상황이므로 엄마를 살리기 위해 아이를 포기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하지만 부부는 방사선을 사용하지 않고 부정맥 시술을 할 수 있는 병원을 계속 찾아다녔고, 수소문 끝에 한림성심병원에서 시술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부정맥 시술은 대게 엑스레이 투시 영상이 필요하지만 한림성심병원 부정맥센터에서는 심장 내 작은 초음파 영상을 이용한 부정맥 시술이 가능했다. 이 방법은 방사선 노출이 없기 때문에 방사선에 취약한 임산부, 아이, 노약자에게 적합하다.
지난 19일 시술을 마친 환자는 어지럼증이 사라졌고 혈압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왔다. 배 속에 있는 아이도 무사하다.
환자의 남편은 "방사선 피폭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아기에게 해로울 수 있는 약물 투여나 마취도 없이 안전하게 시술받게 돼 소중한 두 생명이 살았다"며 "방사선 제로 부정맥 시술이 널리 알려져 아내와 같은 임산부 환자들에게 희망이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