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의 인권과 생명을 위협하는 아동학대 사건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과 관계 부처 등 사회 각계가 힘을 모으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아동권리보장원에서 교육부, 법무부, 여성가족부, 국민권익위원회, 경찰청 등과 함께한 가운데 '아동학대 없는 세상을 위한 공동 실천 선언문'을 선포했다.
가장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가정 내에서 아동학대가 제일 많이 발생한다.
2019년 기준, 아동학대 가해자가 부모인 사례는 전체 사건 수의 75.6%를 차지했지만, 이처럼 집에서 일어나는 부모의 학대를 외부에서는 알아차리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정부는 아동학대 방지를 위해, 사회 전 분야에서 협력하여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판단 하게 관계부처와 아동 대표, 종교계, 교육·보육계, 의료계 등 36개 기관 및 단체와 협력하여 학대 예방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할 것을 약속하고 선언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아동은 어른의 잣대로 기르는 대상이 아니라 온전한 인격과 권리의 주체"라며 모든 아동의 권리를 최대한 보장하고 아동학대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선언에는 아동 대표가 직접 참석해 '아동이 바라는 세상'을 발표했다.
아동권리보장원 아동위원회 대표위원인 고보민·반규현 학생은 발표문에서 ▲ 아동학대 법·제도·정책 수립 시 아동의 목소리 반영 ▲ 아동이 위험으로부터 스스로 지킬 수 있는 사회적 장치 마련 등을 요청했다.
권덕철 복지부 장관은 "이번 행사가 일회성에 그칠 것이 아니라 각계에서 선언 내용에 따라 아동 보호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정기적으로 그 노력이 잘 실천되고 있는지 함께 점검하고 협력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복지부는 이날 선언문 선포에 이어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인식 개선 캠페인도 실시한다.
올해 1월부터 민법상 징계권이 폐지되어, 어떠한 경우나 이유에도 부모가 자녀에게 폭력을 행사하거나 체벌할 수 없지만 아동을 훈육할 때 체벌이 필요하다는 인식은 여전히 사회에 만연해 있다.
이를 바로잡고자 복지부는 TV·라디오 광고 등 매체를 통해 학대 피해를 당한 아동의 관점에서 학대가 얼마나 고통스럽고 감내하기 어려운 경험인지 생생히 전달하고, '징계권 폐지, 아동 체벌 금지' 메시지가 국민에게 확실히 인식되도록 홍보할 예정이다.
내년부터 사회 구성원 모두가 아동 보호의 의무자라는 인식을 지니고 학대 피해가 의심되는 아동을 발견할 시 적극적으로 신고에 나서는 등 행동 변화를 촉구하는 캠페인을 이어갈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아동 체벌에 대한 관대한 인식 등 그릇된 선입관이 아직도 지속되고 있어 징계권 폐지에 대한 확실한 인식 등 국민 인식이 개선될 수 있도록 민간과 협력해 꾸준히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
입력 2021-05-31 15:45:24
수정 2021-05-31 15:4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