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복용하는 해열진통제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이 자녀의 자폐스펙트럼장애(ASD: 자폐증) 혹은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를 일으킬 위험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인구 보건연구소의 호르디 수니에르 예방의학 교수 연구팀의 연구에서, 스페인과 영국, 덴마크, 네덜란드, 이탈리아, 그리스 등 유럽 6개국의 아이들 7천여 명의 건강 조사 자료를 종합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도출됐다고 영국의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이 31일 보도했다.
연구팀의 조사 결과 임신 중 아세트아미토노펜을 복용한 여성이 출산한 아이는 훗날 ASD 위험이 19%, ADHD 위험이 21% 높은 것을 나타났다.
아직 명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아세트아미노펜이 태반을 통해 태아에 들어가, 아이가 나중에 인지기능과 행동 등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독성물질을 방출할 것이라고 연구팀은 추측했다.
그러나 이 연구 결과만 믿고 임산부 타이레놀 복용 중단을 해선 안 된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이러한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꼭 필요할 때만" 사용하는 것을 권고한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아세트아미노펜은 태반의 장벽을 넘어가 태아의 순환계에 오랜 기간 머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앞서 발표된 적이 있다.
이 때문에 아이가 태어나 성장하는 과정에서 인지기능이 떨어지고 행동문제를 보일 수 있다는 연구 논문들도 나온 바 있다.
간(肝) 기능이 정상인 성인은 아세트아미노펜의 5%만이 독성이 강한 대사산물로 간에서 분해돼 간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태아는 간의 독소 처리 기능이 현저히 낮아, 장기간 체내에 약물이 남아있을 시 아세트아미노펜에 노출된 간에 그 잔류량이 많아질 수 있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임신 여성과 태아에게 가장 안전한 진통제로 알려져 있어 선진국의 경우 임신 여성의 46~56%가 거리낌 없이 복용하고 있다.
이 연구 결과는 '유럽 역학 저널'(European Journal of Epidemi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
입력 2021-06-01 10:51:05
수정 2021-06-01 10:5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