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여자친구를 살해한 3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35년을 선고받았다.
수원고법 형사1부(부장판사·윤성식)는 살인·절도 등 혐의를 받는 A씨에 대한 항소심 공판에서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2일 밝혔다. 또 원심과 동일하게 A씨에게 10년간 위치 추적 전자장치 부착도 명령했다.
A씨는 작년 7월 11일 전 여자친구인 B(당시 33)씨를 흉기로 26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2019년 11월부터 202년 6월까지 B씨와 교제하다 헤어진 사이로, 불법 안마시술소에서 팀장으로 일하다 경찰 단속에 걸려 벌금 수배를 받고 도망 생활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해 7월 10일 오후 B씨의 집으로 찾아간 A씨는 자신의 사정을 늘어놓기 시작했고 B씨는 그의 누추한 행색에 마음이 약해져 집안에 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다음날 A씨는 B씨에게 다시 교제할 것을 요구했고 이를 거절당하자 격분해 부엌에 있던 흉기로 B씨를 26차례 찔러 숨지게 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26차례 찌르는 등 잔혹한 방법으로 B씨를 살해한 바, 잔혹성이 보이는데 A씨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하고 있다"며 "과연 이 사건 범행에 진정으로 반성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A씨에게 연민을 느껴 호의를 베푸는 B씨의 선행에 비춰보면 A씨의 엄벌은 불가피하다.다만, 살인을 계획하거나 의도한 것으로 보이기 어렵고 또 충동적 폭발에 따른 심리상태에서 B씨를 살해한 것으로 판단되는 등 이는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종합적으로 제반양형 요소들을 고려하면 유기징역형을 선택하되, 그 행위에 따른 책임에 상응하는 중한 장기형을 선고해 이같이 주문한다"고 판시했다.
이진경 키즈맘 기자 ljk-8090@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