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가 난 집에서 불길이 번져 아이를 구하지 못한 20대 엄마를 엄벌해달라는 진정서가 법원에 빗발치고 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3부(최수환 최성보 정현미 부장판사)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A(24) 씨의 엄벌을 요구하는 진정서 200여건을 접수했다.
진정서를 쓴 사람들은 항소심 결심 공판이 끝난 후인 지난달 23일부터 진정서를 제출하기 시작했고 이날 하루 동안 들어온 진정서만 9건이었다.
A씨의 사건 항소심 선고일이 가까워진 가운데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이 사연이 알려지면서 A씨를 엄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작년 4월 자택에 화재가 발생했을 당시 생후 12개월 된 아들 B군을 데리고 대피할 수 있었음에도 혼자서만 집을 빠져나와 B군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았다.
화재의 시발점은 아들이 누워있는 안방에 켜놓은 전기장판이었다. 작은방에서 잠을 자던 A씨는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연기가 자욱한 집을 빠져나가 밖으로 나갔으나 그 사이 불길이 크게 번져 들어갈 수 없었다.
검찰은 A씨가 아이를 충분히 구할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구호 조치를 하지 않아 아이가 사망했다고 판단해 재판에 사건을 넘겼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도덕적 비난을 할 여지가 있을지 모르겠으나 법적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항소했고 1년 동안 이어진 항소심 심리가 지난달 마무리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달 26일 A에 대한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