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선물을 받지 못한 교사가 학생들을 상대로 갑질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에 따르면 최근 광주 남구 한 여고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갑질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30대 여교사 A씨가 담임직에서 배제됐다.
A씨는 지난 5월 학생들이 찬반 투표를 통해 스승의 날 선물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자 학생들과 있는 SNS 단체대화방에서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내가 너희들에게 진정한 선생님이 아니었나보다. 이제 서로 기대를 하지도, 받지도 말자"고 했다.
또 "투표에 찬성한 친구들은 개인 메시지로 알려달라. 찬성한 친구들이 피해를 보면 안되니까"라며 반대 투표를 한 학생들을 색출해 불이익을 줄 것을 암시했다.
A씨는 "날 스승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니 그동안 생기부(생활기록부)에 쓰려고 적어놓은 것도 다 지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최근 개학을 앞두고 일부 학생들이 A씨를 마주하는 것에 불안감을 토로하자 학부모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됐다.
학부모들은 학교 측에 항의했고, 학교 측은 일부 사실을 확인한 뒤 A씨를 담임직에서 배제했다.
시민모임은 "학생들이 찬반 투표를 통해 스승의 날 선물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자 이에 반감을 품은 해당 교사가 담임의 권한을 악용해 갑질을 했다"면서 "해당 교사는 투표에서 반대한 학생을 색출하고 생활기록부상 불이익을 줄 것처럼 암시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 메시지까지 전달, 반 학생들을 심리적으로 압박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학생부종합전형을 신경 쓰느라 내신 성적에 예민한 학생·학부모에게 협박에 가까운 행위를 한 것"이라며 "배움이 돈에 휘둘리는 사회에서 희망을 말할 수 없다. 이 사건을 철저하게 조사하라"라고 촉구했다.
해당 고교 교장은 "교사가 학생들에게 많은 사랑을 쏟는 과정에 일부 서운함이 있었는데 표현을 잘못한 것 같다"며 "교사 본인 스스로도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사의 진술과 소명을 들어보면 부적절한 말이 있었던 것 같다. 진상 조사를 통해 담임을 교체했다"며 "정해진 절차를 통해 조처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학교 측은 이른 시일에 이사회를 열어 광주시교육청에 감사를 요구할 것 인지 자체 징계를 진행할 지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진경 키즈맘 기자 ljk-8090@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