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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부모 아빠에게 피자 선물한 사장님…'돈쭐 세례 이어져'

입력 2021-08-13 16:35:56 수정 2021-08-13 16:3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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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직 후 딸 생일을 맞아 피자를 주문한 한부모 아빠에게 공짜 피자를 선물한 인천의 한 피자가게에 '돈쭐(돈과 혼쭐의 합성어)내주자'는 손님들의 주문 전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인천시 남동구 만수동에서 치킨·피자 가게를 운영하는 점주 황진성(32)씨는 전날 늦은 저녁부터 시작된 전화와 주문 행렬에 바쁜 하루를 보냈다.

시작은 황씨의 선행이 언론에 보도된 직후부터였다. 실직 후 7살 난 딸 생일을 맞이한 한부모 가정 아빠에게 황씨가 공짜 피자를 흔쾌히 선물한 사실이 세상에 알려졌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배달 애플리케이션으로 들어온 한 피자 주문에는 '7살 딸을 혼자 키우는데 당장 돈이 없다'며 '기초생활급여를 받는 20일에 바로 돈을 드리겠다'는 한부모 아빠의 간곡한 메모가 적혀 있었다.

이를 본 황씨는 '만나서 카드 결제'로 되어 있던 주문을 '결제 완료'로 바꿨고, 서비스로 치즈볼을 넣은 피자를 배달했다.

피자 박스에는 '부담 갖지 마시고 또 따님이 피자 먹고 싶다고 하면 연락 주세요'라는 메모도 남겼다.

가게를 운영한 지 1년 6개월 째에 접어드는 황씨는 "이전에도 우리 가게에서 2번 시켰던 손님이었다"며 "주문을 본 순간 그냥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짧은 메모라도 전달할까 싶어서 아르바이트생한테 시켜 글을 적은 것"이라며 "별 생각 없이 했던 일인데 막상 지나고 나니까 '다른 걸 더 드릴걸' 이런 마음이 들더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 같은 사연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음식점 리뷰를 남길 수 있는 한 지도 어플리케이션에는 돈쭐을 예고하는 시민들의 댓글이 오전 기준으로 900개 가까이 달렸다.

시민들은 높은 평점부터 남긴 뒤 주문을 하겠다는 '선(先)평점 후(後)주문'을 하겠다거나 오후에 피자 6판을 사러 갈 예정이라며 일명 바이콧(buycott)을 하기도 했다.

선행을 독려한다는 취지로 시작된 이런 돈쭐 행렬은 최근 전국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올해 초에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형제에게 공짜로 치킨을 준 마포구의 한 식당에 주문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가게가 영업을 잠시 중단하기도 했다.

서울 마포구 한 파스타 가게도 마찬가지로 지난 2019년부터 결식 아동들에게 공짜 음식을 제공한 사실이 알려지며 시민들의 응원을 받기도 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
입력 2021-08-13 16:35:56 수정 2021-08-13 16:35:56

#한부모 , #피자 , #돈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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