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봄철 비가 자주 내린 탓에 전북 전주의 대표적 과일인 배의 상품성 저하가 예상된다.
전국적으로 배 농가에 흑성병(검은별무늬병)이 돌았고, 크기와 당도도 작년만큼에 미치지 못해 추석 대목을 앞둔 현재 농가의 걱정이 늘어가고 있다.
30일 전주시 등에 따르면 올해 전주 지역 배 생산량은 평균 량인 4천35t에 훨씬 못 미치는 3천762t 정도일 것으로 예상된다.
당도는 예년보다 10% 가량 낮은 10~11브릭스(Brix)일 것으로 예상되며, 과실의 크기도 작아졌다고 시는 전했다.
또 일부 과실에는 흑성병의 영향으로 엷은 흑색 얼룩무늬가 남아있어 상품성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흑성병은 봄철 습한 날씨일 때 생기는 것으로 과실의 성장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썩게 만들 수도 있다. 올해는 4~6월에 평년보다 많은 비가 내렸고, 이른 장마까지 더해져 전국 과수농가가 흑성병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시는 올해 이 지역에서 생산한 배 중 적정한 크기와 모양, 상품성을 모두 갖춘 '정형과'의 비율이 30% 아래를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정형과는 명절 차례상에 주로 오르기 때문에 그렇지 못한 비정형과이 비해 가격이 높다. 따라서 도·소매 시장에서 제값을 치지 못하는 과수가 많아 어려워지는 농가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의 영향으로 수출용 컨테이너가 부족하고 물류비가 증가해, 배 수출량 또한 전년보다 절반 이하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는 명절을 앞둔 현재 배 소비를 증가시키기 위한 판로 확대를 고심하고 있다.
우선 온라인 마켓 관계자 등과 업무협의를 거쳐 전주 배 홍보를 강화할 방침이며, 공공기관과 연계한 소규모 장터 등을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또 김장철인 10~11월에는 별도 홍보와 판매 행사를 열어 농가 활성화를 돕는 대책 마련에 힘을 기울이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올해 비정형과가 예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최근 농협 등 유관기관과 농산물 소비 촉진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며 "잦은 비와 흑성병에 따른 농가 손실이 없도록 온·오프라인 등을 통한 판로 개척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