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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288g' 초미숙아 건우, 생존률 1% 이기고 무사 퇴원

입력 2021-09-06 17:29:55 수정 2021-09-06 17:3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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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서울아산병원 제공



체중 288g의 초미숙아가 1%의 생존확률을 이겨내고 치료를 마친 후 무사히 퇴원했다.

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 신생아팀(김기수·김애란·이병섭·정의석 교수)은 체중 288g, 키 23.5㎝의 초극소저체중미숙아로 태어난 조건우(5개월/남) 아기가 153일 간의 신생아 집중치료를 마치고 3일 건강하게 퇴원했다고 6일 밝혔다.

400g 이하 체중의 초미숙아가 생종한 사례는 전세계적으로도 드물다. 건우는 국내에서 보고된 초미숙아 생존 사례 중 가장 작은 아기로 기록됐다.

출생 직후 스스로 숨을 쉴 수조차 없던 건우는 1%도 안 되는 생존 확률에 도전해 소생했고, 심장이 멎는 절체절명의 순간까지 무사히 극복했다.

건우 엄마 이서은(38)씨는 사투를 벌이고 있는 건우에게 모유를 전달하기 위해 경남 함안에서 병원으로 오는 차안에서 모유 유축을 하며 다섯 달 동안 왕복 700km 이상 최대 10시간이 걸리는 거리를 오갔다.

건우는 이들 부부에게 결혼 6년만에 찾아온 첫 아기였다. 부부는 아기와 건강하게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던 중 임신 17주차 검진에서태아가 자궁 내에서 잘 자라지 않는 ‘자궁 내 성장지연’이 심해 생존 가망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부부는 아기를 살리기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지난 3월 말 서울아산병원을 찾았다.

정진훈 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태아의 크기가 원래의 임신 주수보다 5주가량 뒤처질 정도로 작고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태아가 버텨주는 한 주수를 최대한 늘려보기로 하고 입원을 결정했다.

이 씨는 지난 4월1일 고위험산모 집중관찰실에 입원한 후, 태아 폐 성숙을 위한 스테로이드와 뇌 발달에 도움이 되는 황산마그네슘을 투여 받았다.

하지만 태아상태를 24시간 면밀히 관찰하는 도중 심박동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했고, 태아가 위험해지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사흘 뒤 응급 제왕절개로 건우를 출산했다.

예정일보다 15주 정도 앞선 24주 6일 만에 세상에 나온 건우는 폐포가 아직 완전히 생성되지 않아 스스로 호흡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건우는 곧바로 기관지 내로 폐 표면활성제를 투여 받았고, 다행히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모두의 노력 덕분에 건우는 생후 80일경 인공호흡기를 떼고 적은 양의 산소만으로도 자발적인 호흡이 가능해졌고 체중도 288g에서 1kg을 넘어섰다.

생후 4개월 중반에는 인큐베이터를 벗어났고, 생후 5개월에 다다랐을 때는 체중이 2kg을 넘어섰다.

이 씨는 “의료진 덕분에 건강한 건우를 품에 안을 수 있게 돼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 뿐이다. 가장 작게 태어났지만 가장 건강하고 마음까지도 큰 아이로 잘 키우겠다”고 퇴원 소감을 밝혔다.

김 교수는 “건우는 신생아팀 의료진을 항상 노심초사하게 만드는 아이였지만, 동시에 생명의 위대함과 감사함을 일깨워준 어린 선생님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산모 고령화와 난임으로 인한 인공수정 증가로 미숙아 출산율이 높아지고 있지만 치료 기술이 발전해 미숙아 치료 성공률도 나날이 향상되고 있다"며 "미숙아를 가진 많은 가족분들이 건우를 보며 포기하지 않길 바란다”고 전했다.

건우는 미국 아이오와대학교에서 운영하는 초미숙아 등록 사이트에 전세계에서 32번째로 작은 아기로 등재될 예정이다.

이진경 키즈맘 기자 ljk-8090@kizmom.com
입력 2021-09-06 17:29:55 수정 2021-09-06 17:35:41

#초미숙아 , #생존률 , #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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