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육아 모두 참여하는 워킹맘들의 절반 이상이 육아휴직 등 가족돌봄 제도를 사용한 뒤 직장 생활에 불이익을 겪었다는 조사가 나왔다.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코로나19가 여성 노동자들에게 미친 영향' 토론회에서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장진희 연구위원 등이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한국노총 여성본부와 함께 중학생 이하 자녀가 있는 한국노총 조합원 556명을 대상으로 돌봄 실태와 노동 환경을 조사했다.
그 결과 가족돌봄 제도를 사용한 뒤 직장 내 불이익을 경험했다고 답한 사람은 남성이 46.4%, 여성이 52.0%로 남성은 주로 중요도가 낮은 부서로의 배치, 여성은 고과평가나 승진 등에서의 차별 등을 불이익 유형으로 꼽았다.
연구자들은 "여성의 낮은 고과평가나 승진 차별은 남성보다 낮은 직급에 있도록 만들어 성별 임금 격차를 야기한다"며 "더 나아가 여성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줘 노동시장을 이탈하도록 만들 유인이 된다"고 비판했다.
조사 결과 여성이 남성보다 자녀 돌봄 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이전에는 주말 돌봄 시간이 남성은 9.0시간, 여성은 9.6시간을 평균적으로 사용했지만, 코로나19 이후에는 주말에 남성 10.0시간, 여성이 15.2시간을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의 돌봄 시간 증가에 따라 여가 활동 시간은 크게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여성의 86.1%는 코로나19로 일과 생활의 불균형이 심해졌다고 응답했다.
육아휴직을 사용한 비율을 살펴보면 남성은 3.5%, 여성은 14.5%였다. 육아휴직을 사용한 일수는 남성 134.2일, 여성 271.9일로 여성이 2배 넘게 많았다.
남성은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임금이 0.9% 증가했지만, 여성은 0.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과급은 남성이 28.1%, 여성이 38.4% 감소해 여성의 감소 폭이 더 컸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