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를 다니는 6학년 딸이 동급생에게 성추행당했다는 피해 호소글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다.
지난 1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초등학교 6학년 같은 반 남학생이 엘리베이터 안에서 저희 딸의 바지를 내리고 강제추행 했습니다.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6학년 딸 아이의 엄마라는 글 작성자 A씨는 "최근 2년 간 같은 반, 같은 아파트, 같은 동, 같은 라인에 사는 남학생이 딸을 성추행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딸은 평소 저와는 많은 얘기를 나누지만, 남들에게 표현하는 것을 많이 힘들어해 친한 친구도 없이 외롭게 학교에 다니는 조용한 아이"라며 "제 딸 성향을 알고 있는 가해학생이 하굣길에 아무도 없던 엘리베이터 안에서 딸을 성추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딸은 하교 후 집에 오자마자 저에게 와서 '가해학생이 엉덩이를 만지고 바지를 내려서 음모를 만졌다'고 말했다"며 "가해학생이 엘리베이터를 탄 후 자신의 집 층수를 누르지 않고, 굳은 얼굴로 딸을 위협한 뒤 엉덩이를 만지고 속옷 안으로 손을 넣어 음모를 만졌으며 ‘방귀를 뀌어봐라’는 성희롱 발언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해학생은 우리 아이가 사는 층까지 올라오는 동안 그런 몹쓸 짓을 하고, 층에 다다르자 딸의 바지와 잠바 지퍼를 올려주더니 자신이 사는 층의 버튼을 누르고 유유히 내려갔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A씨는 “B군은 평상시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면 저희 부부와 인사도 가볍게 하며 안부도 묻는 사이였다”며 “밀폐된 엘리베이터 안에서 도망가지도 못하고 무서워 움직이지도 못했던 우리 아이가 느꼈을 공포와 충격을 생각하니 하늘이 무너지는 듯했다”고 호소했다.
이어 “B군은 처음에 아니라고 거짓말을 했지만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할 수밖에 없다고 하자, 그제야 살짝 만졌다고 둘러댔다”며 “제 딸에게 사과할 테니 부모님과 학교에 알리지 말라고 했다. 스스로도 본인이 한 행동이 잘못된 행동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던 것”이라고 했다.
A씨는 피해 사실을 B군 부모와 담임교사에게 알렸고, 사건 당일 저녁 B군과 부모는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는 내용의 반성문을 써 A씨를 찾아왔다. 또 이사 혹은 전학을 가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그러나 해당 사건이 성범죄로 신고돼 경찰 조사가 진행된다는 사실과 CCTV가 녹화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자, B군 측의 태도가 180도 바뀌었다고 했다.
게다가 B군 부모는 A씨가 B군을 추궁한 것에 대해 아동학대라며 학교폭력위원회를 신청하고 경찰에 A씨를 고소했다. A씨는 “B군에게 저희 부부는 지금까지 욕 한 번 한 적이 없다”며 “딸이 성폭력을 당한 직후 가해자에게 사실관계를 물어본 것이 아동학대죄로 인정된다면 피해 학생 부모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냐”고 되물었다.
A씨는 “이런 상황에서도 학교는 B군에게 3일 출석 정지를 내렸을 뿐 다른 법적 조치는 할 수 없다고 한다”며 “현재도 가해자와 피해자가 같은 반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매일 같은 반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는 제 딸을 위해 도와달라”며 “부디 강제 전학으로 2차 피해를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이진경 키즈맘 기자 ljk-8090@kizmom.com
입력 2021-12-13 10:16:56
수정 2021-12-13 10:16: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