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공기 오염에 노출되면 자가면역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등장했다.
자가면역 질환이란 면역체계가 신체 기관, 조직, 세포를 외부 물질로 잘못 인식하고 공격함으로써 발생하는 질환이다. 류마티스 관절염, 다발성 경화증, 1형(소아) 당뇨, 아토피성 피부염, 셀리악병 등이 대표적이다.
이탈리아 베로나(Verona) 대학 의대 류마티스 전문의 조반니 아다미 박사 연구팀이 평균 연령 65세인 사람들(8만1천363명)의 의료정보(2016년 6월~2020년 11월) 자료와 이들이 사는 곳의 공기 오염도를 비교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알아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6일 보도했다.
이 중 약 15%가 이 기간 내에 각종 자가면역 질환 진단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공기오염 물질인 미세먼지는 입자의 크기가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일 때 미세먼지(PM10), 입자의 크기가 2.5㎛ 이하이면 초미세먼지(PM2.5)라고 불린다. 안전 기준치는 미세먼지가 30㎛/㎍/㎥, 초미세먼지는 20㎍/㎥이다.
전체적으로 안전 기준치를 초과한 미세먼지에 오랜 시간 노출되면 자가면역 질환 위험이 12% 늘어나고, 기준치를 넘어선 초미세먼지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13%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자가면역 질환 중에서도 류마티스 관절염 위험은 40%, 염증성 장 질환(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위험은 20%, 결합조직 질환(루푸스 등) 위험은 15%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그러나 이런 결과가 미세먼지나 초미세먼지 노출과 자가면역 질환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확실한 증거는 아니며, 다만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의 류마티스-근골격계 질환 전문지 RMD Open(Rheumatic and Musculoskeletal Diseases Open) 최신호에 실렸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